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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테니스의 정현 선수가 한국 테니스 최초로 메이저대회인 2018호주 오픈에서 준결승에 오르자 그를 후원하는 업체들도 함께 주목받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에서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를 가장 활발하게 후원하는 곳은 CJ제일제당이다.
CJ는 2010년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1세대인 김호준 선수를 필두로 프리스타 일 모굴스키 최재우, 스노보드 알파인 이상호,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를 후원해오고 있다.
네 종목 모두 우리나라에서 훈련 환경이나 선수 지원에서 열세일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비인기 종목이다. 2010년 첫 후원 당시 국내 설상·썰매 종목은 올림픽 결선 진출조차 해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CJ는 2013년부터 사기업 후원 사례가 없던 대한스키협회와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 경기연맹을 후원해오고 있다.
CJ는 선수들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외국인 코치를 전담 배정하고 일부 종목은 선수의 체격 조건에 맞는 장비를 자체 제작해줬다. 이와 함께 해외 훈련 중인 선수들이 한식의 그리움을 달래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비비고 육개장 등 국·탕과 햇반 등 간편식과 맛밤·맥스봉 등 간식도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20대 초·중반인 선수들이 여가 시간에 MAMA(Mnet Asia Music Awards)나 공연·영화 관람 등 문화 콘텐츠를 통해 훈련 스트레스를 달래고 운동 외의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 지원도 했다.
CJ의 후원에 힘입어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김호준 선수는 한국 선수 최초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평창에서 3번째 올림픽을 앞두고 있다. 그는 기업의 후원이 전무했던 시절 CJ와 함께 10여 년간 설상 스포츠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노보드 알파인 이상호 선수 역시 CJ의 후원 이후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최초로 2관왕을 달성했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프리스타일 모굴스키 최재우 선수도 2013년 후원 이후 한국 최초로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했다.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 역시 이달 12일 스위스에서 열린 월드컵 7차 대회에서 세계 최강자 마르틴스 두쿠르스 (라트비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평창에서의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그룹은 인기 종목의 유력 메달리스트 스타에게 후원해 마케팅 효과를 높이는 일반적인 스포츠 후원 전략이 아닌 소외 종목의 유망주를 후원해 꿈을 이루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기업은 사회의 소외 청년들이 꿈을 이뤄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꿈지기가 돼야 한다는 이재현 회장의 의지가 스포츠 후원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J뿐 아니라 오뚜기도 국가대표 스피드 스케이팅 모태범·이승훈 선수를 진라면의 모델로 기용한 바 있다. 신세계푸드와 현대그린푸드는 직접 선수들을 후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케이터링(단체급식) 업체로서 선수들에게 좋은 식사를 제공,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스포츠 선수를 통한 마케팅은 금액적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큰 효과가 있다. 과거 나이키가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의 스폰서로 나서면서 세계 일류 회사로 거듭난 것은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우리나라 식품업계도 축구와 농구, 야구 리그와 팀 등을 공식 후원하면서 브랜드를 알리는 곳이 적지 않다. 스포츠 뿐만이 아니다. KGC인삼공사나 농심 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바둑을 통해 국내외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를 통한 마케팅은 금액적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자연스러운 광고 효과가 있다”며 “선수의 성공 스토리와 함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