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축포와 함께 등장한 `K2 전차`는 우렁찬 엔진소리를 내며 현장의 좌중을 압도했다. 길이 10.8m·너비 3.6m·높이 2.4m·중량 55t의 육중한 몸집을 자랑하지만, 1500마력의 엔진 덕분에 포장도로에서는 최고 시속 70㎞, 야지(野地)에서는 60㎞의 속도를 자랑한다. 이른바 `흑표`(Black Panther·블랙팬서)라는 별명답게 기민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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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측 “K2 전차와 비교할 것 아무 것도 없어”
현대로템은 첫 출고를 기념하기 위해 이날 경남 창원공장에서 출고식을 개최했다. 최근 차세대 전차 도입 계획을 발표한 폴란드는 노후화된 구형 전차를 신속하게 대체하기 위해 한국에서 생산되는 K2 전차 180대를 우선 인도받기로 결정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2 전차 긴급소요 및 폴란드형 K2 전차 수출 기본계약을 체결했고, 8월엔 1차 인도분으로 180대 수출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초도 출고되는 전차는 10대이며, 나머지 물량은 2025년까지 폴란드에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날 출고식 행사에는 피오트르 오스타셰프스키 주한폴란드대사를 비롯해 마시에이 야브온스키 육군 참모장 등 폴란드 대사관 및 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폴란드 측은 K2 전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차대대에서 탱크를 지휘했다는 마시에이 참모장은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해서 K2 전차의 우수성에 대해서 확인했다”며 “폴란드 군 시험단이 말하길, K2 전차와 비교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극찬을 했다”고 말했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은 “완벽한 품질과 성능을 보장하는 K2 전차를 적기에 공급할 것이며, 향후 폴란드와의 기술 협력도 잘 준비해서 폴란드의 자주국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퍼레이드에서는 초도 출고되는 K2 전차 10대가 굉음을 내며 모습을 드러냈다. 한 대씩 차례로 일사불란하게 등장한 K2 전차는 행사장 100m 정도 구간을 왕복하며 일렬로 도열, 제자리에서 방향 전환을 하면서 기능성을 뽐냈다. 행사 참석자들은 K2 전차에 다가가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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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 K9 자주포 212문을 공급하기로 한 한화디펜스도 창원 1공장에서 초도 물량 24문에 대한 출하식을 진행했다. 이는 폴란드의 긴급한 요청에 의해 지난 8월 1차 실행계약 체결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출하된 것이다.
한화디펜스는 이번 출하식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폴란드에 K9 자주포를 순차적으로 납품한다. 이날 출하식에서는 폴란드로 납품할 K9 자주포 24문이 전부 전시됐다.
K9 자주포는 2001년 이후 8개 국가(튀르키예·폴란드·인도·핀란드·노르웨이·에스토니아·호주·이집트)에 수출되며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7월 폴란드와 맺은 기본계약에 따라 2차 실행계약을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기에, 세계 시장 점유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는 축사를 통해 “앞으로도 폴란드의 국방 전력 강화와 방위산업 발전에도 기여하는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K-방산’의 세계화에 앞장서 고객의 기대에 부합하는 ‘글로벌 1등 무기체계’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진 퍼레이드 행사를 통해 화려한 퍼포먼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이 무인 주행으로 선두에 서고 그 뒤로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장갑차, 천무 발사대와 탄약운반차, K77 사격지휘장갑차, K21 장갑차, KAAV 장갑차, 30㎜ 차륜형대공포와 비호복합이 줄을 지어 나타나 위용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