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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를 헬기 출퇴근하는 '반부패 총리'…파키스탄 네티즌 '냉소'

연합뉴스 기자I 2018.08.31 14:43:04

“헬기 이용 비용 ㎞당 500원” 해명에 비아냥 글 폭주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반(反)부패와 청렴 이미지를 앞세워 최근 총선에서 승리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헬리콥터를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어 현지에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칸 총리를 옹호하기 위해 한 장관이 헬리콥터 이용 비용은 ㎞당 500원(55 루피)밖에 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네티즌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를 비아냥대는 글을 쏟아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현지 지오 뉴스 등에 따르면 칸 총리는 현재 사저부터 집무실까지 15㎞ 거리를 헬리콥터로 출퇴근하고 있다.

그러자 “부패를 근절하고 긴축정책을 추진하겠다”던 칸 총리가 서민은 꿈꾸기도 어려운 헬리콥터를 타고 출퇴근한다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파와드 차우드리 공보부 장관이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불에 기름을 끼얹고 말았다.

트위터 캡처.
“헬리콥터는 비싸지 않은 옵션으로 ㎞당 드는 비용은 55 루피밖에 하지 않는다. 나는 이런 내용을 구글에서 봤다”고 한 발언 때문이었다.

그러자 SNS상에는 이 발언을 비웃는 글이 폭주했다. 헬리콥터( helicopter) 해시태그가 달린 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수만 건의 트윗 글이 공유됐다.

“국민이 돈을 아낄 수 있게끔 정부는 전 국민을 위해 값싼 헬리콥터 서비스를 도입하라”는 식이다.

“칸 총리가 이제 ‘헬리콥터 오토릭샤’를 타고 출퇴근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오토릭샤는 삼륜차로 칸 총리의 헬리콥터 이용 비용이 오토릭샤 요금과 비슷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트위터 캡처.
BBC방송도 칸 총리가 타는 아구스타 웨스트랜드 AW 139기종의 경우 연료비만 ㎞당 1천600 루피(약 1만4천900원)가 든다고 설명했다. 차우드리 장관의 해명이 현실과 크게 동떨어졌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다만, 칸 총리의 헬리콥터 출퇴근이 현실적으로 타당한 선택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집권당인 파키스탄 테흐리크-에-인사프(PTI)의 알리 무함마드 칸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3분 동안 헬리콥터를 타는 것은 5∼7대의 경호 차량을 이끌고 다니는 것보다 기름값이 덜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헬리콥터가 더 안전하며 차량 통제로 인한 불편도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칸 총리는 지난 19일 취임 후 첫 연설에서 “부패를 근절하고 허리띠를 졸라매 경제를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리실 방탄차를 팔고 524명까지 둘 수 있는 총리실 지원 인력을 두 명으로 줄이며 관저가 아닌 방 3개짜리 주택에서 살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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