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IT)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테스터(QA)로 일하는 20대 직장인 김하얀 씨는 친구와 1박2일 맹그로브 고성을 방문했다. 김씨는 소셜네트워크(SNS) 게시물을 보고 첫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workation)을 계획하게 됐는데 기대 이상으로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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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 살며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를 보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머리 아픈 회사 일을 하는 중간에 시선만 돌리면 통 창으로 펼쳐진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 단 5분의 여유일지라도 회사 탕비실이나 담배 연기 자욱한 도심의 어느 뒷골목이 아닌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온전한 휴식과 힐링을 누릴 수 있다. 퇴근 후엔 공용 주방에서 요리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요가, 달리기 등 운동을 하거나 취미활동을 하며 스스로를 돌보고 나면 다시 일할 수 있는 에너지가 채워진다.
맹그로브는 고객들에게 만족도 높은 워케이션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장소와 공간 설계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고성 지점 운영관리를 맡은 매니저 신유빈 씨는 “일과 휴식 모두 ‘깊고 넓게 몰입하자’는 콘셉트를 정하고 가장 적합한 장소로 이곳을 선택했다”며 “서울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도달할 수 있는 고성 내에서도 수심이 깊어 해수욕장으로 개장할 수 없어 한적한 바다가 바로 앞에 펼쳐진 이곳을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휴먼스케일, 퍼시스 등 유명 가구 브랜드와 협업해 꾸며진 업무공간에 대한 만족도가 특히 높다. 30대 회사원 허홍석 씨는 “마치 바다로 출근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일했다”며 “사용자 경험을 중시해 세심하게 구성한 인테리어, 공간 구성이 인상적이었는데 업무공간에서는 회사처럼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사무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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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그로브 고성과 같은 형태의 워케이션 사업은 지역 상생 모델로의 발전 가능성도 엿보인다. 단순한 휴양이 아닌 ‘플렉서블(flexible·유연한) 리빙’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면 휴양 목적의 관광객만이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 상권들과 지속적인 상호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강원도 고성군은 지난 5월 강원도관광재단, 맹그로브와 손잡고 휴양지에서 원격 근무하는 워케이션 최적지로 육성하기로 했다.
신유빈 매니저는 “IT업계가 단체로 워크숍을 하는 일도 있고 소수 팀 단위로 오는 경우도 늘고 있어 기업 문화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고성군과 지역 내 가게들과 협업을 맺어 할인 쿠폰을 지급하거나 관광 상품을 안내하는 등의 방식으로 협업하다 보니 지역 주민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