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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저희는 사업 특성상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기 때문에 고성능 GPU 장비 구축에 부담이 매우 큽니다. 아직 매출이 없어 투자유치금만으로 연구개발을 하는데, KT의 대승적인 지원 덕분에 한숨 돌릴 수 있었죠.”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한국인 15만 명의 유전체코호트 데이터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한 인공지능(AI) 바이오 빅데이터 전문 스타트업 바스젠바이오는 최근 한국인 특성을 담은 위암 바이오마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곧 분자진단 전문 상장기업에 해당 기술이전을 통한 첫 수익 창출도 바라보고 있다.
이솔 바스젠바이오 유전역학연구소장은 회사 창립 이후 첫 성과를 거둔 이 과정에서 KT의 GPU 클라우드 시스템 무상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솔 소장은 “저희는 독점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15만 6000명의 유전체코호트를 기반으로 언제 질병 발생 위험이 높은지에 대한 예측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스타트업”이라며 “데이터 용량만 3테라바이트(TB) 가까이 될 정도로 매우 크기 때문에 고가의 GPU가 내장된 자체 서버를 사서 사용중이었다”고 말했다.
이솔 소장은 고려대 보건대학원 석사 출신으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한국화이자제약을 거쳐 2019년 바스젠바이오의 유전역학연구소장으로 합류해 위암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2018년 창립 이후 첫 사업 성과 도출이다.
그동안 미래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아 누적 8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긴 했지만, 사업 매출은 0원이었기 때문에 10억원에 달하는 GPU 서버 구축 비용은 바스젠바이오에 큰 부담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달 본격적인 기술이전 성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서버 증설이 필요하던 찰나, KT에서 대규모 GPU 클라우드 시스템을 무상으로 제공해주겠다는 제안했다”며 “덕분에 10억 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한 것은 물론이고, 통상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서버 구축 시간도 아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KT는 이달 클라우드 기반의 GPU 인프라 제공 서비스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을 출시했는데, 바스젠바이오를 비롯해 10개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해 무상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바스젠바이오에 내년 2월까지 서비스를 무상 제공하며, 협의에 따라 추가적인 무상지원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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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젠바이오 같은 AI 응용 서비스 기업에 대규모 GPU 인프라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GPU 시장은 특정 기업의 독과점 이슈 등으로 비용이 높게 형성돼 있어 인프라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KT의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은 GPU를 필요한 기간에만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하는 것은 물론, 클라우드 기반으로 여러 연구자에게 GPU를 유연하게 할당할 수 있다. 또 GPU는 개발 기간 전체에 필요하지 않고 데이터 분석과 모델학습 등에만 집중 활용되는 점을 고려해 개발 단계마다 필요한 자원을 연속적으로 확대하거나 줄일 수 있게 지원한다.
이솔 소장은 “무상 지원이 끝나더라도 현재 저희 GPU 수요를 예측했을 때 KT HAC GPU를 통해 기존 대비 소요비용을 3분의 1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솔 소장은 바스젠바이오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과 메타버스 신약개발 등 신사업을 확대해나가는 데 있어 KT 클라우스 시스템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솔 소장은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내뿐 아니라 영국과 일본 등 해외 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세계 최초로 신약개발 분야에 메타버스 개념을 탑재한 생태계 구축과 일반 고객을 위한 질병예측 앱 개발 등 프로젝트 확대에 따라 GPU 메모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KT 클라우드 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용어설명
▷바이오 마커: 질병이나 노화 따위가 진행되는 과정마다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생물학적 지표가 되는 변화. 질병과의 상관관계가 입증돼야 바이오마커로 인정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