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문학 발행인 김규화 시인 별세…52년 詩전문지 종간

김미경 기자I 2023.02.13 15:53:29

암투병 중 12일 별세…향년 83세
2월 종간호에 유작 시 두편 실어
다음달 이사회서 속간 여부 결정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월간 시문학사 대표이자 ‘시문학’ 발행인인 김규화 시인이 암 투병 중 12일 낮 12시50분께 별세했다. 향년 83세.

13일 시문학사 관계자에 따르면 2020년 남편 문덕수 시인에 이어 김규화 시인의 별세로 부부가 발행해 온 52년 역사의 ‘시문학’은 2월호(통권 619호)를 끝으로 일단 종간(終刊)한다. 다음 달 하순 김규화 시인이 이사장이던 심산문학진흥회 이사회에서 속간(續刊) 여부를 결정한다. 아울러 시문학사는 고인의 뜻에 따라 기납부한 정기 구독자들에게 남은 기간의 구독료 정산해 반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월간 시전문지 ‘시문학’ 발행인 김규화 시인(사진=연합뉴스).
전남 승주에서 태어난 김규화 시인은 동국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대학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66년 현대문학에 ‘죽음의 서장’, ‘무위’, ‘무심’이 추천돼 등단했다. 시집 ‘이상한 기도’, ‘노래내기’, ‘관념여행’, ‘평균서정’ 등을 출간했으며, 1986년 도천문학상, 1992년 현대시인상과 동국문학상, 1995년 한국문학상 등을 받았다.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자문위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2020∼2021년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을 지냈다.

고인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문덕수 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과 결혼했다. 1977년 문 시인이 시문학사를 인수하면서 남편과 함께 결호 없이 시문학을 발행했다. 시문학은 1971년 문덕수 시인 등이 주도해 현대문학 자매지로 창간한 월간 시전문지다. 1973년 7월호(통권 24호)부터 현대문학에서 독립해 문 시인이 편집인 겸 주간을 맡았으며, 1977년 인수한 뒤 김규화 시인이 발행인을 맡았다.

고인은 종간호가 된 시문학 2월호에 시 ‘순간이 움직인다’와 ‘동학농민운동의 들녘에 피는 꽃’ 2편을 발표했다. 이 두 편의 시는 고인의 유작이 됐다.

빈소는 고려대안암병원 장례식장 103호실이다. 장례는 한국현대시인협회장으로 치러지며 14일 오후 6시 장례식장에서 시문학 문인회, 심산문학진흥회가 합동 영결식을 연다. 15일 오전 발인하며 남편이 묻힌 대전국립현충원에 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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