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풍자와 조롱이 유럽 전역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풍자 대상은 주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슬로건으로 내세운 뒤 취임사에서 연이어 강조했던 ‘미국이 첫번째(America First)’ 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문구와 그의 부도덕한 언행 등이었다.
뉴욕타임스(NYT)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풍자와 조롱이 ‘드물게’ 유럽을 단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벨기에, 독일, 덴마크,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스위스 등은 미국 대신 자국명을, ‘첫번째(First)’ 대신 ‘두번째(Second)’를 넣은 제목의 동영상을 제작해 치열한 2위(?) 다툼을 펼치고 있다.
네덜란드 코미디언 아르옌 루바흐는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는 동영상을 만들었다. ‘네덜란드가 두번째(Netherland Second)’라는 이름의 이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한 나레이션이 언어, 세금, 풍차, 블랙피트(네덜란드의 전통축제) 등 네덜란드의 전통과 명성을 소개하며 왜 네덜란드를 두번째로 고려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영상은 성대모사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사용했던 단어들을 활용해 웃음을 선사한다. 유투브에 게재된 이 동영상은 입소문을 통해 전 세계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독일의 영상에선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화면과 함께 “위대한 정치인이 독일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었다”는 음성이 흘러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을 히틀러에 빗대어 표현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조롱한 것이다. 국내외 지도자들에 대한 풍자로 유명한 독일 코미디언 얀 뵈머만은 영상에서 “독일은 2위가 되고 싶다(Germany wants to be second). 우리는 강하고 크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니라면 누가 세번째 기회를 갖겠는가”라고 말한다.
‘스위스가 두번째(Switzerland Second)’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희롱 발언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흉내낸 나레이션은 “우리는 1971년까지 여성들에게 투표를 허용하지 않았다. 어떤 지역에선 1990년까지”라며 “여성의 시민권을 움켜쥐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에 들 것”이라고 스위스를 소개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음담패설 녹음파일에서 ‘당신이 스타라면 여성의 성기를 움켜쥘 수 있다(Grab them by the pussy)’고 한 말을 꼬집은 것이다. 이외에도 “금 좋아하지 않느냐. 우리도 금 많다. 2차대전 때 유대인들이 맡기고 갔는데 돌아오지 않아서 퐁듀처럼 녹였다”며 양국의 정치, 역사 등을 풍자했다.
TV 토크쇼에서 방영된 덴마크의 동영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네덜란드를 함께 조롱한다. 네덜란드 영상에서 덴마크어에 대해 재앙(disaster)이라고 표현한 데 따른 반발로 풀이된다. 영상은 도입부에서 “네덜란드는 잊어라. 그들은 재앙이다. (네덜란드의 다른 표현인) 홀랜드(Holland) 역시 완전한 재앙이다”라고 설명한 뒤 “당신은 자유의 여신상을 가졌지만 우리는 ‘작은(Little)’ 인어공주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름에 속지 말라. 사실은 ‘거대하다’ 당신의 손처럼”이라고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쓰는 ‘거대하다(Huge)’라는 단어를 사용해 그의 성적 농담을 비난한 것이다.
리투아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사랑을 비꼬았다. ‘리투아니아가 두번째(Lithuania Second)’라는 영상은 자국의 대통령이 여성이라고 소개하며 “그녀는 아마 선거를 조작했을 것”이라고 밝힌다. 또 리투아니아의 빠른 인터넷을 자랑하며 “당신이 가장 빠른 인터넷을 가지고 있을 때 얼마나 빨리 트위터를 할 수 있는지 상상해보라”고 말한다.
이외에도 포르투갈, 룩셈부르크, 벨기에 등이 동영상 제작에 참여해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 차별, 성차별, 보호주의무역 등을 꼬집었다. 영상들은 공통적으로 나레이션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말투와 목소리를 흉내냈으며, 가짜(Fake), 거대한(Huge), 재앙(disaster), 끔찍한(terrible), 좋은(good), 나쁜(bad), 위대한(great) 등 그가 즐겨 사용했던 단어들을 반복적으로 구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