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방사청에 따르면 엄 청장과 노지만 한국형 전투기사업단장은 전날 출국해 이번 주말까지 인도네시아 국방부 고위급과 면담할 예정이다. 최경호 방사청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엄 청장이) KF-21 공동개발 정상화를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분담금 납부 방안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라며 “세부적인 사항들은 상대국 관계를 고려해서 답변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측은 KF-21 사업 시작 이후 올해 2월까지 1조2694억원 상당의 분담금을 내야 했다. 그러나 2783억원만 납부해 9911억원을 미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비의 20% 수준인 약 1조7000억원(이후 1조6245억원으로 감액)을 오는 2026년 6월까지 부담하는 대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는 등의 조건으로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그러나 사업 첫해인 2016년 500억원의 분담금을 납부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7년간 당해년도 분담금을 계획대로 납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인도네시아는 2021년 11월 방사청과의 실무협의에서 KF-21 사업 분담금 중 30%(약 4800억원)를 현물로 납부하는 데 합의하기도 했으나, 이마저도 후속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작년 11월 94억원, 올해 2월 417억원의 분담금을 낸 뒤 6월 말까지 미납 분담금 납부계획을 우리 측에 알려오기로 약속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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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엄 청장은 지난 7월 인도네시아의 정치안보 조정 장관과 국방장관, 내각 사무처 장관, 재무장관, 국가개발기획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하원 제1위원장 등 고위급 인사들에게 ‘분담금 납부방안 수립·공유 당부 및 한·인니 고위급 면담 제안’을 위한 서신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번 엄 청장의 인도네시아 방문도 현지 담당자가 계속 바뀌면서 면담이 어렵게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가 분담금 납부를 미루는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포기하고 아랍에미리트(UAE)나 폴란드와 손잡을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졌지만,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 달 4일 UAE의 방산획득 기관인 타와준 경제위원회는 사무총장 명의로 한국과 KF-21 사업협력을 제안하는 서한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에 보낸바 있다. 폴란드 방위산업 부문 국영기업인 PGZ그룹 역시 KAI에 KF-21 공동개발 참여 의사를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