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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유럽이 긴축과 반(反) 긴축 진영으로 쪼개지고 있다. 그리스 총선에서 승리한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구제금융 조건을 놓고 재협상을 추진하면서부터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포함한 남유럽국가들은 그리스에 `동병상련`을 느끼고 있다. 긴축보다는 성장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채권단과 독일을 중심으로 한 북유럽국가들은 그리스의 부채 재조정은 어림없다며 그리스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리스 反긴축 지지호소‥긴축딱지 붙은 자금 안받는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유럽 전역을 돌며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5월 말쯤에는 구제금융 재협상이 이뤄지길 희망한다”면서 “그때까지는 국제사회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혹한 긴축조건이 붙은 지원을 받지 않고, 새로운 조건으로 협상을 할 때까지 홀로 버티겠다는 것이다. 3월부터 수십억달러의 채무 만기가 돌아오는 그리스로서는 디폴트(국가부도)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실상 디폴트를 들먹이면서 구제금융 조건을 바꿔달라는 ‘벼랑끝 전술’을 펴는 셈이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자금지원이란 약물중독을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그리스 지원사격‥동병상련 남유럽 反긴축 확산
그리스는 일단 프랑스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은 파리를 방문한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과 회담한 뒤 “그리스의 구제금융 재협상 추진은 정당한 것”이라며 “프랑스는 그리스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구제금융 협상에 나선 그리스와 채권단 사이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3150억유로 규모의 부채탕감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빚을 깎아주는 것을 제외하고는 조건을 바꾸거나 상환시기를 조정하는 것을 포함해 그리스를 도와줄 수 있는 건 다 하겠다는 뜻이다. 나라 곳간을 풀어 경기를 띄우려는 프랑스 정부는 긴축보다 성장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그리스와 입장이 비슷한 상황이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프랑스에 이어 영국과 이탈리아를 방문할 예정인데, 특히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도 그리스의 조건변경 주장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남유럽권에서는 긴축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확산 중이다. 스페인에서 신생 좌파 정당 ‘포데모스(Podemos)’가 주최한 긴축 반대 집회에 10만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모인 게 대표적이다.
BBC는 “유럽이 좌파 축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며 “시리자의 집권은 포데모스, 신페인당(아일랜드) 등 유럽 각국의 강경 좌파 정당에 희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 “그리스 이탈 시 돈줄 끊겠다”‥獨 “추가 탕감 어림없다”
하지만 구제금융 트로이카(EU·ECB·IMF)와 독일 등은 여전히 강공모드다. 비토르 콘스타치오 ECB 부총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케임브리지에서 한 연설에서 “그리스가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이탈하면 그리스의 투기등급을 담보로 받아주고 있는 특혜도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가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이탈하면 돈줄을 끊겠다는 위협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달 31일 그리스가 이미 상당한 부채 탕감을 받았다며 그리스 채무 추가 탕감은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아울러 그리스 새 총리인 알렉시스 치프라스를 만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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