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TV도 中 침투…점유율 격차 좁힌다
27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5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 점유율 29.6%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8.4%에서 8.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점유율 상승 없이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이 기간 LG전자 점유율은 16.2%에서 14.1%로 2.1% 떨어졌다. 특히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까지는 75인치 이상 TV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4위로 미끄러졌다. LG전자를 제친 건 모두 중국 기업이다. 중국 가전업체와 하이센스와 TCL이 나란히 15.7%, 14.9%의 점유율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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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장은 ‘크면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 트렌드에 따라 대형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TV업체 입장에선 대형 TV 시장을 잡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늘리며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LCD 삼킨 저가 공세로 TV도 추격
중국의 TV 추격이 거세지는 건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중국이 집어삼킨 것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TV 시장의 주류는 LCD TV인데, LCD TV 제조에 필요한 LCD 패널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꽉 잡고 있다. 중국이 지난 2021년부터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LCD 시장을 장악한 결과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47.9%였고 우리나라는 33.4%였다. 중국 현지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LCD 패널을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어, 중국의 TV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이 LCD 패널을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고 그 결과 중국의 LCD TV 가격도 낮출 수 있었다”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도 안심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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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추격은 반도체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술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도 ‘반도체 굴기’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현지 D램 제조업체인 창신메모리는 HBM 개발에 성공해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한 상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시 중국이 한국을 따라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6%의 점유율을 올리며 2위인 삼성전자 뒤를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5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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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AI 기능을 도입해 TV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메모리와 파운드리 등 반도체, 디스플레이에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미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