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 33년만에 공개
전 세계 어디든 방공망 뚫고 핵공격 가능
美, 서태평양 지역에 핵항모 추가 배치
美 전략사 기참부장 방한, 확장억제 이행 방안 논의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미국이 방공망을 뚫고 은밀하게 핵 공격을 할 수 있는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Raider)’를 공개함에 따라 동북아시아 정세에 어떤 파급력을 몰고 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핵 투발 수단인 미국의 새로운 전략폭격기는 1989년 스텔스 폭격기 B-2 스피릿 이후 33년만이다.
중·러에 대한 견제는 물론 북한의 고도화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미 확장억제 능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생산 단가가 대당 6억9000만 달러(약 9000억원)로 알려진 B-21은 노후화 한 B-1B와 B-52 폭격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 미 캘리포니아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첫공개된 미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 (사진=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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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1의 기체 폭은 45.7m로 B-2(52.4m)에 비해 작고, 무장 탑재량도 B-2(27t)의 절반 수준인 13.6t 정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텔스 성능이 크게 향상되고 첨단기술이 총결집돼 세계 최초의 ‘디지털 폭격기’로 불린다. 실제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탐지를 어렵게 하는 코팅 작업에 새로운 첨단 재료가 사용되는 등 지난 50년간의 기술 발전이 B-21에 반영됐다”면서 “가장 정교한 방공 시스템도 하늘에서 B-21을 탐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기존 B-2 스텔스 폭격기가 레이더에 큰 새 정도로 잡혔다면, 이번 B-21은 골프공 크기 정도로 포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레이더 반사 면적을 줄이고 스텔스 성능을 강화했다는 얘기다. 이에 더해 클라우드 컴퓨팅과 최신 데이터·센서 통합 기술이 적용돼 임무 수행 중 새로 발견된 목표물도 즉각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 유무인 복합운용 체계 도입을 통해 무인 조종도 가능하다.
B-21은 정밀 유도 폭격이 가능한 스마트폭탄을 탑재한다. 지하시설을 파괴하는 초대형 재래식 폭탄인 ‘수퍼 벙커버스터’도 실을 수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과 B61-12 최신형 전술핵폭탄 등을 탑재할 수 있어 한반도 전개시 북한을 더욱 압박할 수 있는 전략자산으로 평가된다.
| F-35C 스텔스기가 항공모함 니미츠함(CVN 68)에 착륙하고 있다. (출처=미 해군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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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반도를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에 핵추진 항공모함 한 척을 더 투입하기로 했다. 미 3함대 소속 핵항모 ‘니미츠함’(CVN 68)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기지에서 제11 항모타격단을 이끌고 서태평양으로 이동한 것이다. 일본 요코스카 기지의 ‘로널드 레이건함’(CVN 76)과 함께 미 7함대 관할인 서태평양에 핵항모 2척이 동시에 배치되는 셈이다.
한편 미 전략사령부 기참부장 안토니 카를로 해군 소장이 5일 합참을 방문해 핵·WMD대응센터장 김수광 육군 소장 및 주한미군사령부 기참부장 로버트 소프지 해병 소장과 만나 양국이 합의한 확장억제 강화 이행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합참은 “카를로 소장의 이번 방한은 김승겸 합참의장이 지난 10월 미 전략사령부 방문시 제안했던 한국 합참과 미국 전략사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실무적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