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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원 대신 ‘벤딩머신’·‘AI 기기’ 놓는 쇼핑몰
유통업계가 점원과 고객 사이 접점을 최소화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사람과의 접촉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언택트(untact)’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언택트란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관사 ‘언(un)’을 붙인 신조어다. 접촉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고객과 마주하지 않고 서비스와 상품 등을 판매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마트(139480)는 주류 판매에 언택트 기술을 접목했다. 수입맥주 코너에 바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맥주의 특징을 설명해주는 기계를 도입했다. 수입맥주의 종류가 다양해진 가운데 소비자가 직접 직원을 찾아 궁금한 점을 묻는 수고를 덜 수 있게 했다. 현재 이마트 성수점, 죽전점 등 대형점포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 반응이 좋아 향후 기계설치 점포를 늘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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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스타필드 하남 하우디 벤딩머신 앞에서 만난 최상호(32) 씨는 “갖고 싶은 아이템에 대한 정보는 이미 인터넷을 통해 충분히 검색하고 온다. 점원과 굳이 대화를 나눌 이유가 없다”며 “(벤딩머신 덕에) 점원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전시된 피규어를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스타필드 하남에 있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전문매장 ‘슈퍼샵’도 대표적인 언택트 매장으로 꼽힌다. 고객은 ‘슈퍼샵’ 오프라인 매장에서 SSG닷컴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또 전자가격표시기(ESL)를 통해 매장에서 온라인 가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바코드를 스캔해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상점에는 점원이 있지만 고객이 구매방법을 먼저 묻기 전까지는 일체 간섭하지 않는다.
롯데백화점은 점원의 역할을 대신할 인공지능(AI) 개발에 한창이다.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인 ‘챗봇’ 애플리케이션은 상용화 단계를 목전에 두고 있다. 롯데백화점 챗봇은 단순 검색 기능을 넘어 고객과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수준으로의 진화를 꾀한다. 고객이 사람 대신 챗봇과 대화하면서 상품을 추천받고 매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 인간관계 피로 극심…‘쇼핑 로봇’ 유행할 것
전문가들은 낯선 이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꺼리는 개인주의 성향이 확산하면서 ‘언택트 쇼핑’이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언행과 감정을 걷어낸 기계가 점차 점원의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직장과 사회에서 인간관계 탓에 받는 스트레스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쇼핑 중 점원과 대화를 주고받는 ‘관계맺음’ 조차 괴롭고 귀찮은 일이 돼가는 것”이라며 “이러한 경향은 점차 더 강화될 것이다. 앞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만 추려서 보여주는 쇼핑도우미 로봇 등도 더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