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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전직 USTR 대표 라이트하이저 밑에서 그가 한 노력은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회복에 박차를 가하도록 도왔고, 재앙적인 수십 년간의 무역 정책들을 뒤집었다”고 그를 높이 평가했다.
USTR은 미국의 통상 정책을 짜고, 국제 무역 협상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개정을 담당했던 곳이 USTR이다. 아울러 미국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더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무역장벽을 제거하거나 완화하고 덤핑, 보조금,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무역파트너국가들에게는 ‘저승사자’로 불릴 정도로 USTR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라이트하이저의 오랜 제자인 그리어 지명자는 트럼프1기 당시 중국에 수십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설계한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5월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에서 “중국에 대응하는 것은 ‘세대적 도전’에 해당한다”며 “중국과 전략적 분리를 추구하려는 노력은 단기적인 고통을 초래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중국의 위협을 과소평가할 경우 치러야 할 대가는 훨씬 더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리어 지명자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에 관여할 정도로 한미 간 무역 상황에 상당한 식견을 갖춘 인물이다. 트럼프 2기에서는 우선적으로 멕시코와 중국을 중심으로 통상압력을 가하겠지만, 그리어 지명자가 언제든 한국도 사정권에 넣고 미국의 이익을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2기에서 하워드 러트닉(63) 상무부 지명자는 USTR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도 추가로 맡는다. 당선인의 관세 공약을 노골적으로 지지했던 러트닉 지명자가 ‘관세전쟁’ 큰 그림을 짜고 관세 공격에 직접적으로 나선다면 그리어는 이를 뒷받침해 미국에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미 캐나다와 멕시코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10%포인트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불법 이민과 마약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조처라고 밝혔지만, 이는 경제문제가 아닌 만큼 이 문제에 관해서 USTR이 직접적으로 개입할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대선 캠페인 기간 밝힌 최대 20% 보편적 관세와 중국 제품에 60%포인트 추가 관세 문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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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같은 날 해군의 무기 조달과 예산 등을 책임지는 해군 장관에 기업인인 존 펠란을 지명했다. 민간인 보직인 해군 장관은 전역한 해군 장성 등 국방 분야 경험이 있는 인사가 맡는 경우가 많지만, 펠란은 군 경험이 없다. 하버드 경영대학원(HBS)에서 경영학석사(MBS) 학위를 받은 펠란은 사모 투자회사 러거 매니지먼트를 창립해 이끌고 있으며, 델 창립자 마이클 델의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회사 MSD 캐피털을 공동 창립하기도 했다. 해군 장관은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와 조선 분야 협력을 추진할 경우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여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