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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 참가자들은 사고 후 5년이 지났음에도 일터의 위험성 문제는 변함이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용균씨의 어머니인 김미숙씨는 반복되는 산업재해를 비판하면서 노동 환경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씨는 “법과 제도가 허술하다 보니 기업은 그 허점을 틈타 수없이 연쇄 살인을 저질러도 사고 난 당사자의 잘못이라고 우기며 경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마다 수많은 노동자가 죽고, 유족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기업 살리는 것 이상으로 사람 살리는 일을 더 치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일권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지회장은 “노동자들은 감전, 폭발, 질식, 추락, 깔림, 절단 등 여전히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했다. 김 지회장은 “위험의 외주화로 현장의 위험은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안전한 현장을 만들어 달라 요청하면 사장은 경제적 이유로 회피한다”며 “12월 7일, 고 김용균 동지의 대법원 판결에서 책임이 있는 진짜 사장에게 마땅한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법원은 오는 7일 오전 10시20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전 대표 등에 대한 재판을 진행한다. 1심과 2심은 김병숙 전 사장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김용균씨는 2018년 12월 홀로 운송설비를 점검하다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졌다. 김씨가 숨진 뒤 위험의 외주화를 막아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일면서 그해 12월 27일 유해·위험 작업의 도급 제한, 원청의 책임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2021년 1월에는 기업에서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한편 추모위는 재판 직후 대법원 앞에서 최종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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