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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구글, 헬스케어로 사업영역 넓힌다…관련업계 '긴장'

송이라 기자I 2015.03.23 16:04:54

애플, 아이폰 사용자로부터 의료정보 수집 ''리서치킷'' 출시
구글, 유전자검사회사 23앤미·칼리코 등에 투자
"IT와 헬스케어는 필연적 협력해야"

사진=Dreamstime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애플과 구글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잇따라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전통적인 의료기업들은 IT 기업의 진출이 단순히 새로운 경쟁자 출현이 아닌 새로운 연구개발 및 데이터 수집을 통해 업계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구글, 잇달아 헬스케어 투자에 나서

애플은 수만명에 달하는 미국 내 아이폰 사용자들이 5개 의료 기관 연구에 참여해 24시간 가동하는 헬스 리서치 플랫폼 ‘리서치킷’(ResearchKit)을 이달 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하버드대학교 산하 암센터는 유방암 생존자인 아이폰 사용자들로부터 에너지 수준과 기분 등을 입력해 화학요법의 장기적 효과를 측정하기로 했다. 스탠포드대학교 연구진도 신체활동과 심장 질환 사이 상관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아이폰 센서를 사용할 계획이다.

리서치킷 출시는 IT기업들이 모바일 기기가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헬스케어 분야에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이미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이 단순한 걸음 측정부터 심박수 및 음주측정, 배란일 계산 기능까지 개인들에게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리서치킷은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수집한 건강 데이터가 모이면 또다른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제프 윌리엄 애플 운영 책임자는 “소프트웨어는 아이폰을 강력한 건강진단 도구로 만들어줄 것”이라며 “환자 정보를 모으기 어려워 난관에 부딪힌 임상연구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 뿐만이 아니다. 구글은 의료 정보를 모으기 위해 유전자검사회사 23앤미와 연령별 질병을 연구하는 칼리코에 투자했다. 23앤미는 85만 고객들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한 유전자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로슈(Roche)와 화이자(Pfizer) 등 전세계 최대 제약회사들도 23앤미 데이터를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구글은 한 발 더 나아가 로슈 내 생명공학 자회사인 제넨테크(Genentech) 대표였던 리차드 스켈러(Richard Scheller)를 영입해 더욱 적극적으로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존 업계 ‘긴장’..“정보 수집엔 한계” 주장도

기존 업계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구글과 애플이 단순히 기존 영역을 침범해 신약이나 주사를 개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고객 의료정보를 수집하는 기능과 연계헤 폭발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전망은 먼훗날에나 가능한 얘기라고 주장한다. 데이비드 베이츠 브리검 여성병원 최고혁신책임자(CIO)는 “피트니스 앱은 실제 의료용 데이터로서 의미있는 자료가 아닌 동기 제공을 위한 단순 정보 제공에 제한돼있다”며 “디지털 건강 기능은 만성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득일 수 있지만 많은 앱은 이들에게 맞게 설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 관련 앱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환자들의 전자 기록과 연계돼야 하지만 많은 국가에서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정보 제공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IT기업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앱을 만들기는 아직 요원하다는 얘기다.

한편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의 조 지메네즈 최고경영자(CEO)는 헬스케어와 IT산업은 각자가 갖고 있는 전문지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바티스는 구글과 협력해 혈당 수준을 측정하고 모바일 기기로 전송하는 작업을 협력하고 있다. 지메네즈 CEO는 “노바티스는 셰계적인 컨텍트렌즈 제조기술을 갖고 있지만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센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며 두 산업이 힘을 합치면 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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