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찾아 中 스마트폰 고객사 연쇄 회동
中 내수부양책 '이구환신' 수혜 극대화 구상
유럽 車업체도 만난다…新성장 전장 '액셀'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다음주 유럽을 찾는다.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통신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를 방문해 스마트폰 시장의 트렌드를 살피는 동시에 중국 내수부양책 ‘이구환신’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 고객사 경영진들과 집중 회동할 예정이다. 아울러 유럽 완성차업체들도 만나며 전장부품 고객사들과 협력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지난달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5에 참석해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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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업계에 따르면 장 사장은 내주 초 MWC 2025 현장을 찾는다. 장 사장은 이번 방문에서 참가업체들의 부스를 돌며 스마트폰 시장을 살피고 중국 고객사들 주요 경영진과 릴레이 미팅에 하루를 통째로 할애할 예정이다.
삼성전기(009150)는 통상 MWC에 전시장을 마련하지 않는다. 올해도 삼성전기의 전시는 없다. 그럼에도 장 사장이 MWC를 찾는 건 중국 고객사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화웨이, 샤오미, 오포, 아너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대거 MWC를 찾을 예정이다. 지난해 MWC를 찾은 중국 기업은 288곳이었다. 장 사장은 당시에도 MWC 현장을 방문해 고객사들을 만났다.
장 사장은 이번 미팅에서 이구환신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과제다. 이구환신은 중국의 내수부양책이다. ‘낡은 제품을 새 것으로 교체한다’는 뜻으로 지난해 3월부터 이 정책을 도입했다. 기존의 가전·자동차 등을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경우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중국은 이구환신 정책을 올해부터 확대했다. 가전은 정책 대상이 기존 8개 품목에서 12개 품목으로 늘었고 전자제품의 경우 스마트폰과 태블릿, 스마트워치를 혜택 대상에 새로 추가했다. 각각 제품 가격의 15%까지 보조금을 지원하되 인당 제품별로 최대 500위안을 받을 수 있다.
 | 중국 베이징 왕푸징의 한 매장에서 고객들이 화웨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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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는 오포,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들 고객사에 카메라모듈과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등을 납품한다. 지난해 1분기~3분기 동안 삼성전기의 누적 매출액 7조8018억원 중 중국지역 매출액은 3조320억원으로 38.9%를 차지한다. 삼성전기가 매출을 내는 지역 가운데 중국이 가장 크다. 이구환신 효과로 중국 내 전자제품 소비가 늘어나면 삼성전기 제품에 고객사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 장 사장으로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상승을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인 셈이다.
장 사장은 이번 출장에서 유럽 완성차업체들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사장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에 따른 시장 여파와 현황을 점검하고 기존 고객사 관리 및 새 고객사 발굴에 나설 전망이다.
 | 삼성전기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라이다 탑재용 MLCC. (사진=삼성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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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부품사업은 삼성전기가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는 분야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라이다(LiDAR) 시스템에 탑재되는 초소형 고전압 MLCC 개발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세계 최고 용량의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용 MLCC 2종을 선보였다. 삼성전기는 카메라모듈 역시 전장용으로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MWC 전시장이 따로 없지만 여러 주요 고객사 경영진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장 사장은 고객사들과 연쇄 회동을 진행하며 이구환신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유럽 전장 고객사들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