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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1·2차 전원회의에도 쿠팡 관계자들보다 타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더 많이 참석하는 등 공정위 심의 결과는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PB상품을 취급하면서 비슷한 방식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쿠팡 사례가 유통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어서다.
특히 이커머스 회사들은 각사별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운용하고 있다. 타 업체들도 주요 키워드를 입력하면 PB상품을 상단에 노출하고 있다. 예컨대 새벽배송이 가능한 상품 중심으로 노출하거나 고객 충성도가 높은 PB상품을 위에 올려놓는 식이다. 쿠팡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유통업계의 상품 노출 전략은 기업의 주요 권한이다. 현재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상품 추천 알고리즘과 상단 노출 이유 등에 대해 상세히 공유하지 않는다. 과거 법원도 네이버와 공정위간 알고리즘 관련 재판에서 “검색 알고리즘의 모든 세부 내용과 원리를 하나도 빠짐없이 대외적으로 공개하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사안은 쿠팡의 문제이지만 비슷한 구조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국내 유통업체들도 경영상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 실제 공정위는 이번 사건 전원회의에서 상품진열 규제를 타 유통사들의 유사 사례에 적용 가능함을 시사한 바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의 ‘상품진열’이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 입장에서도 우려가 크다. 가성비 높은 PB상품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저렴하고 품질 좋은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 선택권을 뺏는 것이란 지적이다.
앞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물가 억제를 도울 수 있는 PB를 왜 건드리냐”며 “시대착오적 판단”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PB상품의 상단 배치가 어려워지면서 값싼 가성비 제품을 빨리 사려는 소비자 불만이 더 커질 것”이라며 “아직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세계 경쟁당국이 PB상품 진열 순서를 규제한 선례가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커머스에 대응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국 이커머스 공습이 거세진 상황에서 쿠팡이 그나마 대적할 수 있는 채널”이라며 “이처럼 타격을 입으면 국내 유통업계를 지켜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