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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결혼건수 25만건 밑으로…8년 연속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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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결혼을 많이 하는 연령층인 30대 초반 남성과 20대 후반 여성에서 혼인건수가 가장 많이 줄었다. 30대 초반 남성의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10.4%, 20대 후반 여성의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9.7%씩 줄었다. 다만 여전히 연령별 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은 남성은 30대 초반이 51.1건, 여성은 20대 후반이 50.4건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이혼건수는 11만800건으로 전년 대비 2.0%(2100건) 늘었다. 연령별로는 남성이 40대 후반, 여성이 40대 초반에서 이혼이 많았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전년 대비 4.2%(900건) 늘어난 2만3600건이었고, 이혼은 3.4%(200건) 줄어든 6900건이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 건수가 2012년 이후 8년 연속 감소하면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1980년대 가족계획 여파…30대 초반 인구 적어
결혼이 줄어드는 이유 중 하나는 젊은 층의 만혼·비혼 추세다. 통계청의 2018년 사회조사에선 ‘결혼을 해야 한다’는 비율이 48.1%를 기록해 관련 조사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 특히 미혼 여성은 결혼을 긍정적으로 보는 답변이 2012년 43.3%에서 2018년에 22.4%로 급감했다.
과거 정부가 추진한 가족계획에서 비롯된 인구구조 요인도 있다. 지난해 기준 30대 초반(30~34세)은 1985~1989년생으로 이 연령층의 인구는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정부는 1980년대부터 ‘둘도 많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가족계획을 강화했는데 이 여파로 합계출산율은 1984년부터 2명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1985~1990년의 합계출산율은 1.53~1.58명대로 낮았다.
게다가 이 시기는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의 수)도 다른 때에 비해 높았다. 자연적인 성비는 103~107명 수준이지만 이 시기 성비는 110명을 웃돌았고 1990년엔 116.5명까지 치솟았다. 적게 태어난 데다 성비도 맞지 않아 결혼·출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처럼 결혼건수가 줄면서 저출산 흐름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김 과장은 “주거비 부담 등으로 결혼 여건이 어려워졌고 여성은 경력단절 부담이 늘고 있다”며 “만혼과 비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 혼인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