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질환 중에서는 척추관협착증이 대표적이다. 척추관협착증이란 척추 중앙에 위치한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점차 좁아지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좁아진 척추관이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허리 통증과 다리의 당김, 저림 등 신경증세가 발생하며, 걸을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보행장애가 특징이다.
척추관협착증의 주요 원인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인 만큼 환자 대부분이 고령층이다. 고령층의 경우 척추관협착증을 앓아도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큰 탓에 적절한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또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표준치료는 아직 정립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수술 한방통합치료가 통증 완화 및 기능장애 개선효과가 뚜렷하고,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김두리 한의사 연구팀은 척추관협착증으로 한방병원에 입원해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추적관찰을 실시한 결과, 퇴원 후 3년이 지난 시점에도 허리와 다리의 통증 감소, 기능장애 개선 등이 양호한 상태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고 4곳의 자생한방병원(강남·부천·대전·해운대)에 입원환 환자들을 추적관찰했다. 총 687명 대상자 중에서 약 3년의 추적관찰 연구에 응답한 378명을 최종 대상자로 삼았다. 이들은 평균 3주의 입원 기간 동안 추나요법과 약침, 침, 한약 등 치료를 포함한 한방통합치료를 받았다.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약 62.2세였으며 여성이 251명(66.4%)으로 남성(127명, 33.6%) 보다 많았다. 고령·여성 환자가 많은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일반적인 특성이 해당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또 연구 대상자의 절반 이상(210명, 55.6%)은 입원 전 수술권유를 받았다는 점과 50명은 입원 전 수술력이 있었다는 점에서 연구에 참여한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중증도가 낮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척추관협착증 치료 정도를 살피기 위해 환자의 입원 및 퇴원 당시, 3년이 지난 시점의 ▲허리통증 숫자평가척도(Numeric Rating Scale, NRS) ▲다리통증 NRS ▲기능장애지수(Oswestry disability index, ODI) 등을 측정했다. NRS는 통증 정도를 0~10으로 표현하며 10으로 갈수록 통증이 심하다는 의미다. ODI는 허리 통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앉기와 걷기, 물건 들기 등 10개의 일상생활 활동 가능 정도의 여부를 측정하는 도구로, 점수가 높을수록 기능 장애가 심각하다는 것은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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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I 또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치료 전 환자들의 ODI는 45.72였지만, 약 3주 간의 한방치료를 거치며 33.94로 낮아졌으며, 3년 후에는 28.41까지 떨어져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호전됐다. 해당 연구에서는 허리통증 NRS와 다리통증 NRS, ODI에 대한 회복의 기준을 각각 2점, 2점, 10점 이상의 감소라고 정의했다. 연구팀은 세 가지 척도 모두에서 각각 2.2점, 2.28점, 17.31점 감소해 회복의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연구 대상자의 95.4%(360명)이 입원 당시에 비해 증상이 호전됐다고 응답했으며, 89.4%(338명)는 한방통합치료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자생한방병원 김두리 한의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수술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치료 후에도 장기적으로 큰 불편함 없이 생활이 가능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한방통합치료는 증상 완화는 물론 환자의 만족도도 높은 만큼 향후 통증 및 기능개선 관리에 유용한 치료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