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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0일 ISO 차기 회장선거에 조성환 대표가 입후보했다고 밝혔다. 조 대표의 선거 활동은 국표원에서 지원한다. ISO는 표준 수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표준기구다. ISO회장은 총회와 이사회 의장으로서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위로 정회원 투표로 선출한다. 차기 회장 선거는 오는 9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국제표준화기구 총회에서 치러지며 정회원(124개)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면 회장에 당선된다.
ISO회장 임기는 당선자가 2년과 3년 중 선택하는 것이 관례다. 조 대표는 현재 ISO회장 스웨덴 출신 울리카 프랑케 회장의 임기가 끝난 뒤인 2024~2025년 2년 임기를 선택했다. ISO회장은 국제·지역·국가 행사에서 ISO를 대표하며 ISO총회 회의와 이사회 의장도 겸한다. 아울러 ISO회장은 국제기구와 의사결정자들과의 교류 등을 통한 국제표준화 증진을 이끄는 역할도 한다.
국표원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국제표준화 활동 성과와 산업화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표준화기구에 이바지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국제표준화기구 회장 진출을 도모해 왔다. 한국은 이상훈 국표원장이 ISO이사로 활동하고 있을 뿐 아니라 41명의 한국인이 산하 기술위원회 의장과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은 또 ISO가 발표하는 국가별 활동 순위에서 8위에 올라있지만 회장 선거 입후보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에서는 최근 회장직을 맡은 중국을 포함해 일본과 인도, 싱가포르가 국제표준화기구 회장을 역임했다.
조 대표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기계공학 석사와 스탠포드대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조 대표는 1994년 현대자동차그룹에 입사한 뒤 현대차그룹에 약 30년 동안 몸담고 있다. 조 대표는 현대차그룹에서 △현대모비스 전장BU장(부사장) △현대모비스 R&D부문장(부사장)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부사장) △현대오트론 대표이사(부사장) 등 주요직을 거쳐 지난해부터 현대모비스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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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는 현대차 미국기술연구소 법인장을 비롯한 다양한 국제경험을 통해 국제표준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높은 수준의 영어 구사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국표원에서 ISO적임자로 선정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조 대표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 현대모비스의 대표로서 리더십과 동기부여 능력을 바탕으로 탁월한 경영 성과를 창출하는 등 최고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조 대표가 대표이사직에 오른 지난해 현대모비스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41조7022억원, 영업이익 2조401억원, 당기순이익 2조36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13.9%, 영업이익은 11.5%, 순이익은 54.7% 각각 증가했다. 현대모비스의 연간 매출이 40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아울러 조 대표는 현대모비스에서 전동화 등 미래 사업모델 변화도 이끌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전기자동차 부품 등 전동화 부문 매출액이 6조원을 돌파했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전동화 등 미래자동차 핵심 기술 분야를 포함한 연구개발 영역에서 2800건 가량의 글로벌 특허를 출원했다. 조 대표는 국내 공학기술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공학한림원의 정회원이자 자율주행산업협회의 초대 회장으로 다양한 산업군과의 소통을 통해 국제 표준화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조 대표가 ISO회장에 선정될 경우 국제표준화기구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장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 가능한 국제표준 개발 시스템 구축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 측은 “조 대표는 회사 차원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입후보했다”며 “국표원에서 조 대표가 ISO 관련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물로 판단하고 입후보를 먼저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대표도 개인적인 차원에서 국제표준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하고 회사에 동의를 구하고 출마 결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