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민사27부(지영난 오영상 이재혁 부장판사)는 16일 김씨의 전 여자친구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10억 원 상당의 손배소 선고기일을 열어 원고패소 판단했다.
김씨는 지난 1995년 11월 스위스그랜드 호텔 별관 객실에서 숨진채 발견됐고, 부검 결과 시신에서 여러 주삿바늘 자국과 함께 동물 마취제인 졸레틸이 검출됐다. A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뒤집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A씨는 무죄가 확정됐음에도 B씨가 강연과 언론매체 인터뷰 등을 통해 졸레틸을 마약이 아닌 독극물이라고 지칭하며 타살 가능성을 언급해 자신을 살해 용의자인 것처럼 말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2019년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B씨가 김씨에게서 검출된 졸레틸이 마약 대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강연 등에서 내가 김씨를 살해한 것처럼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B씨는 “A씨를 언급하지 않거나 여자친구라는 일반명사를 사용했을 뿐이므로 A씨를 살인범으로 특정했다고 볼 수 없다”며 “발언들은 당시 수사 진행경과에 대한 객관적 사실관계를 언급했을 뿐이라 허위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1심은 “원고가 허위라고 주장하는 사실들에 대해서 검토했지만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졸레틸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지 않아, 마약이 아니라거나 독극물이라고 언급한 것을 허위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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