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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전세계 검은돈 관리…英·美 세무당국 조사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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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라 기자I 2015.02.10 15:25:29

"10만명 고객돈 110조 관리..한국인 비밀계좌 20개"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영국 최대 은행 HSBC의 스위스 지사에서 전세계 부유층들의 검은돈을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영국과 미국 세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HSBC가 스위스 지사 고객들의 탈세를 도운 점이 밝혀져 영국과 미국 당국이 법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HSBC 내부 문건을 입수해 스위스 지사가 203개국 고객 10만명의 자금 1000억달러(약109조7000억원)를 관리해오면서 세금을 회피하는 방법을 조언하는 등 탈세를 도왔다고 폭로했다. 이중에는 한국 고객 자금도 20개 계좌, 2130만달러(232억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미국 법무부는 지난 2012년 HSBC의 돈세탁 연루 혐의에 대한 기소유예를 재검토할 방침이다.

HSBC는 2012년 이란과 라틴아메리카의 마약조직 등의 돈세탁을 도운 혐의로 조사를 받은 후 당시 최대액인 19억달러(약 2조816억원)의 벌금을 내고 기소유예에 합의했다. 기소유예 조건에는 향후 5년간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탈세 방조 혐의가 폭로되면서 법무부는 즉시 기소유예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개는 HSBC는 현재 미국 법무부로부터 미국 고객의 탈세를 도움 혐의와 환율 조작에 가담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은 지난해 같은 혐의로 26억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맥신 워터스 금융서비스위원회 민주당 상원의원은 “HSBC가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 개인 고객들이 세금을 내지 않도록 도왔다는 것은 은행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HSBC가 미국 및 다른 국가에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낸 반면 단 한 명의 개인도 기소되거나 책임지지 않은 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영국 세무당국도 자금세탁에 대한 법 규정을 바꾸고 국세청(HMRC)에 관련 권한을 강화해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HSBC 스위스 지사는 스위스 관할권 아래 있어 우리가 나서서 범죄 수사를 시작하는 결정을 내리기에는 복잡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태가 불거진 만큼 영국 하원 공공회계위원회(PAC)가 이 사안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BBC는 전했다.

한편 HSBC는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인정했다. HSBC는 “과거 법규 준수와 관리 실패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지난 수년간 개혁했고 우리의 엄격한 기준에 맞지 않는 클라이언트들을 내보냈다”고 말했다. 이번에 유출된 내부 문건은 2007년 당시 HSBC 스위스 지사 전산직원인 에르브 팔치아니가 빼돌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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