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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국내 모든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를 2%대로 떨어뜨렸다. 국내외 경기 둔화 여파에 시장금리가 일제히 급락한 영향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취급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은 이번주 혼합형 주담대 금리(5년 고정금리·나머지 변동금리)를 2.59~4.09%로 인하했다. 지난주 대비 0.03%포인트 내린 수치다. 급여이체 신청 등 우대금리 요건을 다 맞추면 2.5%대 고정금리를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민은행 내부적으로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민은행뿐 아니다. 다른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도 2%대다. 이날 NH농협은행의 경우 2.57~3.98%로 책정했다. △신한은행(2.93~3.94%) △우리은행(2.78~3.78%) △KEB하나은행(2.90~4.00%) 등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변동금리도 낮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달 주담대 변동금리(신규취급액 기준)은 3.07~4.57%로 전월과 비교해 0.09%포인트 내렸다. 은행연합회가 매달 공시하는 코픽스금리(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떨어진 것을 반영했다. 코픽스금리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수신상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떨어뜨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외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은행권 대출상품과 연동돼 있는 채권금리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채권시장에 따르면 전날 3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1.720%에 마감했다. 2016년 11월11일(1.698%) 이후 2년7개월 만에 가장 낮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하 소수의견(조동철 금통위원)이 등장하면서, 기준금리(1.75%)보다 더 낮아졌다. 주담대 고정금리와 연동돼 있는 5년 만기 은행채 금리(1.759%)도 갑자기 1.7%대로 내렸다. 채권시장 한 인사는 “5년물 금리는 2016년 중반 1.3%대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며 “당분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나라 밖 미국의 채권금리가 연일 급락세인 점도 한 요인이다. 간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1.8317%를 기록했다. 2017년 말 이후 최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하 전망마저 나온데 따른 것이다. 제임스 블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하향 조정하는 게 정당화될 수도 있다”고 공식석상에서 언급했다.
국내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거나 혹은 인하 전망이 계속된다면 대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도 당분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