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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측은 시위 진압용 살수차와 2000여명에 이르는 경찰을 동원해 이들 기관 안팎을 포위해있던 학생단체 소속 대학생들과 시민들을 해산시켰다. 특히 이 과정에서 150여명이 부상당했고, 58명이 체포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이날 장이화(江宜樺) 대만 행정원장(총리)은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악화되면서 급기야 통제 불능 상황까지 갔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들을 더이상 점거상태로 내버려둘 수 없었고, 결국 공권력을 투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위대는 중국과 대만이 지난해 체결한 서비스 무역협정이 대만 중소기업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며 비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독립이나 통일 없이 현상 유지를 원하는 대만 국민들의 여론도 시위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6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에 체결된 이 협정은 전자상거래, 금융, 의료, 통신, 여행, 운수, 문화창작 등 서비스 산업분야 시장을 대폭 개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협정으로 중국은 대만에 80개 항목, 대만은 중국에 64개 항목 서비스 산업을 개방하게 된다.
그러나 마 총통은 지난 23일 오전 “서비스 무역협정 지연을 가장 기뻐하는 나라는 경쟁국인 한국”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협정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위대의 요구를 거절했다. 협정 비준안은 다음달 8일에 의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자 대만 급진 인사들은 이번 사태를 ‘대만의 톈안먼(天安門) 사태’ 또는 ‘해바라기 혁명’ 등으로 불러가며 마잉주 정부를 자극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과거부터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과 대만독립론을 주장하는 민진당이 정치적으로 극단적으로 다른 대중국 노선을 보이며 갈등했다. 특히 국민당 내에서도 오는 11월 지방 동시선거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마 총통에 반대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마 총통은 이날 공식 대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긴급 내각회의를 소집해 이번 시위에 따른 영향을 점검하고 사회 안정대책 마련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