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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른바 ‘인플루언서(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로 불리는 이들을 전당대회에 단순 동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연설 기회까지 제공했다. 과거 DNC에서는 주로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들이 연설자로 초대돼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후보자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인플루언서들이 공식 연설자로 마이크를 손에 쥐었다. 지난달 개최된 공화당 전당대회(RNC)에서도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참석하긴 했지만, 무대에 오르지는 않았다.
이는 젊은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으로 뉴스를 전통적인 레거시 미디어가 아닌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소화하는 특성을 반영했다. SNS를 통한 메시지 전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틱톡에선 약 14만명, 인스타그램에선 약 5만2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데자 폭스는 ‘DNC에서 연설하는 첫 번째 크리에이터’로 영예로운 자리에 오르게 됐다. 그는 싱글맘 밑에서 자란 어린 시절과 공공주택에서의 성장을 언급하면서 “사람들을 돕는 정책 덕분에 대학생으로서 제 꿈의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며 “우리 세대는 우리 삶에 대해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있으며, 우리를 지원해 줄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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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은 대선후보로 거론되던 초기 온라인에서 ’코코넛맘’ ‘호탕한 웃음’ 등의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DNC에서 수백명의 인플루언서들을 참여시킨 것 자체가 젊은 유권자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데자 폭스는 이날 연설 이후 미 공영매체 NPR과의 인터뷰에서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고, 요구에 응답하며, 정치적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직접 발언할 기회를 얻어 의미가 깊다”며 “이는 정치와 정치 지도자의 미래가 젊은 세대, 특히 Z세대에 의해 새롭게 정의될 것임을 상기시켜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MZ 세대에 속하는 데자 폭스 외에도 올리비아 줄리아나,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에스피나, 나벨라 누어, 존 러셀 등 4명의 인플루언서가 이번 주 DNC에서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 인플루언서를 포함한 Z세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 포기 이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조금씩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선 투표까지 지지세를 유지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들이 민주당의 이민정책과 이스라엘 대 하마스 분쟁 대응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해리스는 Z세대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