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반으로 쪼개 수출" 車 업계, 제도 선진화 한 목소리

손의연 기자I 2022.10.04 14:44:14

KAMA·KEUCA, 4일 중고차 수출 주제 포럼
"국내 중고차 수출 年 30~40만대…2배 이상 성장 가능"
"관련 비즈니스·일자리 창출 가능성 커 산업 육성해야"
"플랫폼·산업단지 조성 및 제도 정비, 인력 육성 등 필요"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중고차 수출시장의 잠재력이 크지만, 국내 제도와 정책이 미비해 산업 발전이 더디다는 의견이 나왔다. 업계는 진단평가 등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과 플랫폼 구축, 수출단지 조성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출중고차협회(KEUCA)는 4일 ‘중고차 수출 경쟁력 확보 방안’을 주제로 제30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사진=손의연 기자)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출중고차협회(KEUCA)는 4일 ‘중고차 수출 경쟁력 확보 방안’을 주제로 제30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이날 김필수 한국수출중고차협회장(대림대 교수)이 ‘우리나라 중고차 수출 현황 및 과제’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김 교수는 중고차 수출 시장을 향후 조 단위 규모로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고차 수출은 연간 30~40만대에 이르며 중고 부품 수출 효과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면서 앞으로 1조원 규모로 수출증대 가능성이 있으나, 수출시스템은 후진적이고 영세적인 상황”이라며 “현재 인천에서 주로 90% 이상 이뤄지는 상황에서 군산항을 시범 중고차 수출 단지로 지정했으나, 여전히 중고차 평가기스템 미비 등 열악한 사업환경으로 인해 중고차 가격이 일본 대비 과반에 머무는 등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중고차를 반으로 잘라 선적해 물류비를 줄이기도 했는데, 현지에서 용접된 차량이 사고가 나 반으로 쪼개진 경우도 봤다”며 “현 기준으로 중고차를 잘라 파는 게 불법이 아니며, 중고차 수출에 대해선 관련 법이 미약하고 처벌조항도 취약해 사각지대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진단평가 시스템과 가격 산정모델,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비즈니스 플랫폼, 선진형 단지 마련과 수출 중고차 관리 조직 구성, 국내 중고차 시장과 연계한 매입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며 “미래확장성을 고려해 중고 전기차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하며 중고 전기차 진단평가모델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토론자들은 중고차 수출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조망하며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김광석 인천대 글로벌 물류학과 교수는 “전국 중고차 수출 물동량 38만5000대 중 약 90%, 34만6000대를 수출하는 인천항의 여건도 매우 열악하고, 매매상들이 후진국 수준의 환경에서 영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인천항만공사에서 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과 함께 인천중고차 산업 선진화 및 중고차 수출여건을 조성하려는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데 이를 계기로 선진화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한국산 중고차에 대한 공신력을 높여 수출물량을 늘려야 한다”며 “중고차 매매상 사업기회 확대,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 향상 및 자동차 부품시장 확대 등 긍정적 효과 거양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송영승 ㈜카베이 대표이사는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송 대표는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수출 플랫폼 개발, 불합리한 수출구조 개선, 판로개척, 품질개선 등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플랫폼 관련 짧은 경험과 급속한 시장환경 변화,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임성철 ㈔한국수출중고차협회 사무국장은 “지자체와 행정부처를 통해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수출중고차 산업은 부족한 장치장과 선복 부족으로 인한 선적지연 문제, 물류비용 등 산적한 문제들이 많지만 해결책이 요원하다”고 말했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위원장은 “낙후된 국내 중고차시장이 수출 경쟁력도 저하시키고 있다”며 “까다로운 검사제도와 발달된 경매장 등 중고차 시장이 선진화된 일본의 경우 수출 대수가 2018년 기준 한국보다 3.7배, 금액으로는 6.5배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중고차의 품질 보증과 철저한 품질 관리, 정보의 투명성 등이 제고될 경우 중고차 수출 경쟁력도 함께 상승해 현재 40만대 이상의 중고차 수출 규모를 2배 이상 증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고차 수출 시스템 선진화, 중고차 수출 전문단지 육성, 금융 지원 등 정부 및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책이 뒷 받침될 경우 국내 중고차 수출 경쟁력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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