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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SK하이닉스, 2조원 규모 달러채 흥행…업황개선 기대 반영

이건엄 기자I 2024.01.09 16:41:04

3년물·5년물 5억·10억 달러…액면 이자율 5.50% 동일
수요예측서 65억 달러 몰리며 스프레드 끌어 내려
이후 발행 한국물 기대감…아시아 달러채 10%↑ 전망

SK하이닉스 이천 M16 팹. (사진=SK하이닉스)
[이데일리 이건엄 기자] SK하이닉스가 15억 달러(한화 약 1조9762억원) 규모의 달러채 발행에 성공했다.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흥행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달러채가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 낸 만큼 이후 발행될 한국물(Korean Paper) 역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美국채금리 대비 145bp·167bp 높은 수준

9일 로이터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달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5억 달러 규모의 조달을 확정했다. 해당 달러채는 3년물과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구성되며 각각 5억 달러(약 6575억원), 10억 달러(약 1조3148억원) 규모다.

금리는 3년물과 5년물 각각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에 145bp(1bp=0.01%p), 167bp보다 높은 수준에 결정됐다. 이에 따른 3년물과 5년물의 액면이자율은 5.50%로 동일하고 수익률은 각각 5.539%, 5.605%다.

당초 최초제시금리는 3년물과 5년물이 각각 180bp, 200bp였지만 수요예측 과정에서 28억 달러(약 3조6842억원), 37억 달러(약 4조8677억원)의 주문이 접수되면서 가산금리를 끌어내렸다.

SK하이닉스가 성공적으로 달러채를 발행할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업황 개선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공급 과잉으로 곤두박질 쳤던 D램과 낸드플래시 단가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를 주력으로 하는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진 것이다.

실제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모바일 D램이 가격 급등을 주도하면서 2024년 1분기 D램 고정 가격이 전분기 대비 약 13~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은 수급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감산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SK온·코오롱·한화토탈에너지스 출격 대기

이처럼 SK하이닉스의 달러채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후 발행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올해 1분기 중 외화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은 포스코와 SK온, 코오롱, 한화토탈에너지스 등이다.

이 중 포스코는 5억 달러 이상의 딜을 예고하고 있어 많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는 이달 중 그린본드와 일반 채권 등 듀얼 트랜치(만기, 금리 등 조건이 다른 두 개의 채권을 동시에 발행하는 방식) 방식으로 달러화 선순위 무담보 채권 발행에 나선다.

코오롱은 다음달 26일 2000만 달러(약 260억원) 규모의 달러화 표시 채권을 발행한다. 금리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하루짜리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에 기반한 단기금리인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을 기준으로 한다.

SK온은 KB국민은행으로부터 지급보증을 받고 외화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SK온은 지난해 5월 9억 달러(약 1조 1781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도 KB국민은행으로부터 지급보증을 받았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 전역에서 달러 채권 발행이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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