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일반적으로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발생한다. 26도 이상 해수면 온도가 높은 상황에서 대류성 구름들이 모이면 발달할 수 있다. 바닷물 온도가 높으면서 대류의 불안정성이 높다면 발생할 확률도 커진다. 태풍이 발생하면 북서태평양 대기 아랫부분에 수증기와 남서풍을 동반한 기압골인 몬순골이 발생해 북쪽으로 올라가며 필리핀, 중국, 우리나라, 일본에 영향을 준다. 최종 경로는 북서태평양 고기압 형태, 편서풍(제트기류) 등의 영향을 받는다.
8일 과학계에 따르면 올해는 ‘라니냐의 해’인데다 ‘태평양 10년 주기 진동(PDO)’이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에 태풍이 발생하기 좋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동태평양의 해수층이 얇아지면서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낮아지고 서태평양은 따뜻한 해수층이 두꺼워져 온도가 오른다. PDO도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져 태풍이 확장하기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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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과학계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라 중위도로 확장하는 태풍이 늘고, 극한강수처럼 국지적인 피해를 강하게 주고 있다는 연구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태풍 ‘힌남노’ 보다 더 국지적이고, 강력한 피해를 줄 태풍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태풍은 한 번에 여러 개가 올 수도 있다. 가을철 북서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한 뒤 동쪽으로 줄어들기 시작하면 열대저기압인 태풍이 우리나라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 가령 2020년에는 태풍 바비, 태풍 마이삭, 태풍 카이선이 연이어 발생해 재산과 인명상 손해를 끼쳤다.
차동현 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과 교수는 “태풍 힌남노가 약했다고 하는 분들이 있지만, 풍속 등 세기 측면에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 3개 안에 속할 정도로 강했다”며 “태풍 세기는 이동속도와 태풍 자체의 회전하는 속도의 총합이라고 볼 수 있는데 태풍의 이동속도가 빨랐던데다가 한반도가 상대적으로 안전반원에 들어가 피해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차 교수는 “최근 과학계에서는 중위도로 확장하는 태풍은 늘고, 태풍강도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며 “일주일 뒤 한반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태풍을 시작으로 추가 태풍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고, ‘극한강수’처럼 지역별로 강하게 영향을 주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