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외국인의 팔자세가 지수의 부담을 키웠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1조 2271억원어치를 던졌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9632억원, 1963억원어치를 순매수 했으나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1129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앞서 27일(현지시간)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최근 선보인 추론 AI 모델인 ‘딥시크 R1’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추론 AI 모델보다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앞섰다는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17% 폭락해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6000억달러(약 840조 원)가 증발했다. 브로드컴(-17.4%), TSMC(-13.33%), 마이크론테크놀로지(-11.71%) 주가도 급락해 이날에만 미 증시에서 약 1조달러(약 1400조원)가 사라진 바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엔비디아 중심의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단기간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고 AI 개발 비용이 낮아지면 그만큼 더 많은 곳에서 AI가 활용될 것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AI 확대의 기폭제가 될지도 모른다”면서도 “하지만 딥시크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AI 인프라 구축 경쟁의 틀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의료·정밀기기가 4%대 밀렸고 전기·전자, 기계·장비, 제조, 건설, 비금속, 금속 등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보험 업종은 8%대 급등했고 IT 서비스, 금융, 음식료·담배, 운송·창고, 통신, 섬유·의류 등이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혼조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000660)가 9.86% 하락하며 20만원선을 내줬고 삼성전자(005930)도 2.42%대 약세로 마감했. 이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373220)(-0.42%),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55%), 셀트리온(068270)(-0.28%) 등이 약세다. 현대차(005380)(0.49%), 기아(000270)(0.29%) 등은 상승 전환에 성공했고 KB금융(105560)(3.15%), 신한지주(055550)(2.20%) 등 금융주는 강세 흐름을 보였다.
특히 개별종목 중에서는 NAVER(035420)(네이버)가 6%대 강세를 보이며 21만 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저비용 AI 모델의 등장과 함께 기존 AI 산업의 구조를 변화시킬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AI 소프트웨어 대표기업인 네이버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거래량은 4억 4300만주, 거래대금은 13조2551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와 하한가 없이 335개 종목이 올랐고 563개 종목이 내렸다. 44개 종목은 보합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