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타설 작업 중 거푸집 무너져 5명 추락
3명 심정지 중 2명 사망 3명은 병원치료
작업하던 다른 3명은 철근에 매달려 추락 피해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시멘트 범벅에 피 흘리고 있더라.”
21일 오후 1시 5분쯤 경기 안성시 원곡면 외가천리의 한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시멘트 타설 작업 중 바닥이 무너져 3명이 심정지 상태에 빠지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 사고가 난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외가천리의 한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사진=경기소방재난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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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후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명은 숨졌다. 외국인 근로자인 60대 남성과 30대 여성 등 2명은 회복 중이다. 심정지 환자 외 또 다른 부상자인 50대 남성 근로자 2명은 두부 외상 등의 부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건물 4층에서 시멘트 타설 작업을 하던 도중 딛은 바닥이 갑자기 3층으로 꺼지면서 추락했다.
지하 1층서 일하고 있던 노동자 A씨는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고가 난 줄도 몰랐어요. 현장이 어수선하기에 올라가 봤더니 누구는 시멘트 범벅이 돼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었고, 누구는 옆으로 쓰러져 있더라고요”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 근로자 추락사고 발생한 안성 저온물류창고 공사현장(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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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현장에는 평소 1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근무했다. 사고가 난 4층에선 작업자 8명이 가로·세로 6m·넓이 9m에 타설을 하기 위해 콘크리트를 붓고 있었는데 작업 중 거푸집 약 40㎡가량이 3층으로 내려 앉으면서 추락했다. 사고 현장은 무너진 거푸집과 쏟아진 시멘트 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근로자 5명은 5∼6m 높이 아래로 떨어져 중상을 입었고, 3명은 인근에 있던 전선과 철근에 매달린 덕분에 추락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붕괴가 일어나기 직전 이를 예견할 수 있는 떨림이나 굉음은 없었다”며 “투입 직전 안전 교육도 제대로 받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과실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대호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도건설지부 조직부장은 CBS에 “사고가 발생한 지점의 외관을 봤을 때 데크 플레이트 공법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데크 플레이트 공법은 거푸집 공법보다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지지대 역할을 하는 철판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공사가 공기(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해 제대로 된 설계 없이 무리한 공사를 강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추락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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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난 신축공사 건물은 지하 1층·지상 5층에 건축연면적 약 2만7000㎡ 규모다. 지난해 8월 착공해 내년 2월 완공될 예정이었다. 시공사는 SGC이테크 건설로 상시 근로자 수가 200명을 넘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사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는 코스피 상장 기업인 OCI의 계열사이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을 사고 직후 현장에 파견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조사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