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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자산 규모 283조원, 임직원 수 3만1000명에 달하는 새마을금고의 중앙회장을 뽑는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대규모 인출 사태와 임직원 비위 논란을 겪은 뒤 바뀐 첫 직선제 선거에 9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전국 1200여 개 금고 이사장의 표심이 누구에게 향할지 주목된다.
◇후보 평균연령 63.9세
일각에선 중앙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김인(71) 전 중앙회 부회장과 김현수(57) 전 중앙회 이사(대구 더조은금고 이사장)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나, 아직은 절대 강자가 없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거가 과열되면서 ‘흑색 선전’ 우려도 있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오는 21일 실시되는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김 이사장과 김 전 이사를 비롯해 송호선(69) MG신용정보 대표, 최천만(69) 부평새마을금고 이사장, 이순수(66) 전 안양남부새마을금고 고문, 우기만(62) 남원새마을금고 이사장, 이현희(57) 북경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용화식(72) 송정군자새마을금고 이사장, 김경태(52) 우리용인새마을금고 이사장 등 9명이 경합을 벌인다. 후보들의 평균 연령은 63.9세다.
그간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는 350여 명의 대의원이 투표하는 간선제로 치러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1291개 금고 이사장이 모두 투표하는 직선제로 진행된다. 전체 새마을금고의 표심이 더 잘 반영될 수 있게 된 반면 판세를 예측하긴 어려워졌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인 이사장은 6년간 부회장직을 수행했다. 박차훈 전 회장이 비위 문제로 물러난 후에는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상대적으로 높은 대외 인지도 등이 강점이지만, 비위 때문에 진행되는 보궐선거인 만큼 박 전 회장과 ‘거리 두기’가 관건으로 평가된다. 박 전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 전 이사는 50대 ‘젊은 후보’로 현 중앙회의 각종 문제점을 수차례 비판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중앙회의 쇄신을 이끌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복지회 대표를 역임했던 최 이사장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최 이사장은 복지회 대표 시절 중앙회 개혁을 요구하다 중앙회 경영진과 갈등이 생기면서 복지회 대표를 자진 사임했었다. 안양남부새마을금고 이사장 등을 거친 이 전 고문은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개혁 내건 후보들…도전 성공할까
‘기득권 세력의 연장이냐, 개혁이냐’의 대결 구도도 형성되고 있다.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이번 선거 판세를 두고 “기존 집행부에 있었던 이들과 아닌 이들 간의 대결이라고 본다”고 했다.
후보자들 대다수도 중앙회 개혁, 부실채권 해소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김현수 전 이사는 본지 통화에서 “중앙회가 가진 검사권의 분리 독립이 1순위 공약”이라고 했고, 이순수 전 고문도 “회장 연봉을 1원으로 낮추고, 중앙회 조직을 슬림화할 것”이라고 했다. 최천만 이사장은 중앙회 감사위원장에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 등을 내놨다. 이현희 이사장은 “변방의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을 대표해 출마했다고 생각한다”며 “기울어진 ‘큰 집’을 바로 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후보들의 선거운동 기간은 지난 8일부터 선거일 전날인 20일까지 13일간이다. 투개표는 21일 오후 2시 충남 천안시 소재 MG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서 실시된다. 이날 투표 시작 1시간 30분 전에 합동연설회가 열린다. 단 연설 시간은 후보당 5분뿐이라 ‘깜깜이 선거’ 지적도 제기된다. 개표 결과에 따라 최다 득표자가 당선인으로 결정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