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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위원장은 1995년 쌍용차에 입사한 후 28년간 회사에 다니며 굴곡진 역사를 피부로 직접 느꼈다. 회사의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것을 목도했고 두 번의 회생절차(법정관리)도 겪으면서 쓰라린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선 위원장은 “직원들이 무급 순환 휴직에 돌입한 상황에서 코로나까지 터져 직원들의 어려움이 컸다”며 “당시 월급이 밀리기도 했는데 사측으로부터 급여가 제날짜에 못 나간다는 말을 듣고 조합원에게 전달해야 할 때가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이 일용직 근무도 나가고 대리운전도 뛰고 배달일도 하면서 버텼다”며 “노조는 상거래 채권단에 납품 차질이 없게 해달라고 호소했고 자필편지를 보내 회생계획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여러 아픔을 겪은 노조는 구조조정 없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사측과 무급 휴직 등을 포함한 강도 높은 자구안을 마련해 지금까지도 시행하고 있다. 선 위원장은 “이런 구성원의 노력이 회사의 위기 극복의 밑바탕이 됐다”며 “자구안 시행 이후 KG그룹이 총고용에 대한 부분을 흔쾌히 받아들여 낙오 없이 함께 가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는 KG그룹에 인수된 이후 신차 마케팅, 실적 개선, 수출 확대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중형 SUV ‘토레스’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회사에 활력을 북돋았다. KG 모빌리티는 올해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토레스 EVX를 포함한 전기차 라인업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선보이며 발전 방향도 제시했다.
선 위원장은 특히 미래차 기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주문했다. 그는 “회사가 존속할 수 있는 경영이 형성돼야 하는데 전동화를 진행하지 못하면 낙오될 수밖에 없다”며 “무엇보다 미래차에 대한 개발과 투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KG 모빌리티의 전동화사업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우리에게 비전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 토레스 EVX를 위한 혼류 생산을 준비 중인데 고객에게 빠르게 차량을 인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 위원장은 회사가 전동화 전환기에 있는 중요한 시기에 노사 관계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언급했다. 노사가 협력해 무쟁의와 노사상생을 지속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13년간 무쟁의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경영진이나 조합원이나 회사가 잘 되길 바라는 생각은 같은데 환경이 다른 것”이라며 “대화와 소통을 통해 타협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팔뚝질(투쟁)로 쟁취하려고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G 라는 새 회사로 바뀌었지만 우리 회사가 오래된 만큼 형성해온 문화가 있어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시기에 그 가교 역할을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저력이 있는 회사”라며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하는 만큼 노사가 합심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