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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고혈압 등 질병이 시력 약화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는 여러 차례 나왔지만 반대로 시력 저하가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한 분석은 없었다. 연구진은 안구를 면역 체계, 생체 리듬과 관련된 복합적인 기관으로 보고 안구 건강 악화가 신체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따르면 안구는 외부 환경과 직접 만나는 기관인 만큼 높은 면역반응력을 갖고 있으며, 인공 빛의 자극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염증 반응이 쉽게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다른 부위에도 염증이 번져 각종 만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초파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초파리는 인간과 유전자 60% 이상을 공유하고 수명이 짧아 여러 세대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생물학 실험에서 사용된다. 그 결과 인공 빛에 오랫동안 노출된 초파리 집단은 어두운 곳에 있던 초파리 집단보다 평균 수명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판카히 카파히 노화 생물학 박사는 “많은 사람이 안구를 단지 시각을 제공하는 부품처럼 생각하지만 사실 안구는 전체 신체 기능과 연관된 기관”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늦게까지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습관이 장기적으로 수명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