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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바이오 대해부]①“치매 신약 완성해 세계 시장 노린다”

김진호 기자I 2021.12.13 15:07:02

2010년 설립한 아리바이오 치매 신약 개발 목표
창업자 정재준, 신약 개발 연구자이자 임상 컨설팅 전문가
세계 최초로 경구용 치매치료제 AR1001 임상 2상 성공
자체 플랫폼 ARIDD로 국내외 임상 계획 직접 설계
약물 기전 예측 AI 솔루션도 개발 중
2018년 코스닥 상장 고배, 2021년 말 재도전 예정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급성장세를 거듭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자동차, 반도체 등에 이어 한국의 차세대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데일리의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 ‘팜이데일리’에서는 한국을 이끌어 갈 K-제약·바이오 대표주자들을 만나봤다. 치매 신약 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2022년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하는 ‘아리바이오(ariBio)’가 이번 주인공이다.

(제공 아리바이오)


◇ 신약 연구&개발 컨설팅 전문가, 치매 신약 개발에 나서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20여 개의 후보물질을 확보한 다음, 직접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해 2010년 아리메드를 설립했다. 이후 3년 뒤 아리바이오로 사명을 변경했다. 아리바이오는 2021년 11월 최초로 경구용 치매치료제 ‘AR1001’의 임상 2상에 성공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올해 말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임상 3상을 위한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리바이오는 치매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AR1001 외에도 3개의 후보물질을 더 개발하고 있다. 폐혈증치료제인 ‘AR2001(전임상 완료)’과 비만치료제인 ‘AR3001(임상 1상 완료)’도 확보하고 있다.

정 대표는 1990년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소에서 단백질 또는 이를 잘게 쪼갠 펩타이드에서 효율적인 물질을 찾아 헤멘 연구자였다. 1998년부터 신약 개발에 참여해 온 김 대표는 2004년 ‘EU-Biotech(바이오텍)’을 세운 뒤 본격적으로 국내외 제약사의 신약 개발 컨설팅 업무를 진행했다. 동화약품(000020)의 골다공증치료제(DW1350)와 SK케미칼(285130)의 항암제(도세탁셀) 등의 인허가 절차를 주도했다.

정 대표는 “신약 연구와 개발 컨설팅을 10년 이상 하다 보니 가능성이 있지만, 빛을 보지 못하는 물질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AR1001을 포함해 20여 개 후보물질을 사들였고 직접 개발하기 위해 회사를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신약과 달리 아직 어떤 글로벌 제약사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치매 신약을 완성하는데 회사의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며 “누군가는 꼭 가야 할 길이라 믿고 성공을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가 11월 23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아리바이오 본사에서 사업 전략과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제공=김진호 기자)


◇약물 평가 및 임상 설계 플랫폼 ‘ARIDD’ 갖춰

아리바이오는 전 세계 대학이나 기업이 갖고 있는 연구단계에 있는 물질을 사들여 신약으로 개발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과 동시에 아리바이오의 자체 약물 평가 및 임상 설계 플랫폼인 ‘아리디디(ARIDD)’가 작동하게 된다.

ARIDD는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과 독성을 재평가하고 임상 계획 및 기간 등을 디자인하는 총체적인 과정을 의미한다. 정 대표는 “일정 부분 효과를 보고 사 온 후보물질의 독성과 안전성 위주로 자체 평가를 다시 실시한다”며 “약물을 개발하는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서 안전성은 가장 큰 이슈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제약·바이오 업체는 신약을 개발할 때 전문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을 통해 임상 계획을 마련해 진행한다. 아리바이오 역시 CRO에게 업무를 의뢰하지만, 자사의 약물에 특화된 임상 계획 초안은 ARIDD를 통해 직접 설계한다. 임상 계획의 진행만 CRO에게 맡기고 그 과정을 모니터링해 나가는 방식이다.

그는 “유럽과 미국, 국내 등 각지에서 개발 업무를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한 ARIDD에 따라 우리 약물의 특성에 맞는 임상 계획을 직접 짠다”며 “후보물질의 특징을 누구보다 제대로 알기 때문에 전기와 후기로 임상을 나누지 않고 한 번에 가야 할지 등을 판단해 임상 과정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처음 회사를 시작할 때 찾은 20여 개 후보물질에서 자체적인 ARIDD 평가를 거쳐 살아남은 것은 3개뿐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살아남은 3가지 물질이 앞서 언급한 AR1001, AR2001, AR3001이다.

◇약물 기전 예측 AI 솔루션 개발, 코스닥 상장은 도전 중

아리바이오는 최근 신약 개발 과정에서 나타나는 예기치 못한 약물의 부작용을 예측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시뮬레이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아리바이오 구성원은 약 80명으로 이 중 47명이 생명공학과 컴퓨터공학 분야 연구원이다.

정 대표는 “약을 먹었을 때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측정하는 것은 어렵다”며 “우리가 가진 약물의 임상데이터를 학습한 AI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AI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임상 계획을 짤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아리바이오는 2018년 코스닥 상장 도전 후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는 “올해 내로 자료를 모아 재신청할 계획”이라며 “치매치료제의 임상 성과와 개발 지속성, 추가적인 약물 예측 빅데이터 기술 등 내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진입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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