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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미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1일 윤 전 총장을 두고 설전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전 총장 입장에서 입당하려 했다가 (대선경선) 룰이나 이런 부분에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우면 주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어제 TV토론에서 ‘우리 경선 원칙을 정하고 그때까지 야권 후보가 안 들어오면 그냥 출발하겠다’고 했다”며 “야권 후보들이 밖에 있는 상황에서 준비할 여유를 주지 않는 일방적 원칙 강요는 야권통합에 방해가 된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데 대해 “누구를 기다린다고 하면 그분은 그걸 활용하지 않겠나”라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당이고, 당원 많고, 자금력도 충분하고. 그렇다면 그 매력도로 승부해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나 후보와 이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도 대선경선을 두고 충돌했다. 윤 전 총장을 배려할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였다. 이 후보는 “공정한 경선을 위해서 특정인을 배려해서는 안 된다”면서 “공정하고 엄격한 룰을 만든다면 당 외부 주자들이 경선에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나 후보는 “윤석열이 당에 안 들어와도 버스는 출발할 건가”라며 “경선 열차를 우리 후보들만 참여한 상태에서 출발시켰다가는 다른 후보 영입을 막을 수 있다”고 이 후보의 ‘버스론’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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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과 접점을 확대하며 광폭행보를 보였다. 그는 지난달 29일 외가가 있는 강릉에 내려가 지역구 국회의원인 권 의원과 회동했다. 윤 전 총장은 이들과의 만남에서 자신의 정치 진로를 두고 의견을 나눴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이날 자리에서 대권 도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날 만찬에 배석한 지인들이 윤 전 총장에게 ‘무조건 대권 후보로 나와야 한다’, ‘당신을 통해 정권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지난 26일에는 정 의원과 4시간 가까이 단둘이 술잔을 기울였다. 윤 전 총장과 정 의원은 충청 연고를 고리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한편, 내년 대선에서 기필코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명제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최근 경제학자 출신인 윤 의원을 만나기도 했다. 윤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에 비판적 소리를 내온 만큼 현 정부의 경제 기조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연쇄 회동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입당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회동으로 그동안 제기된 제3지대 출마설 대신 입당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은 대권수업도 병행했다. 지난 27일 유명 건축가인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를 만나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사태와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교수는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에게 중소 규모의 재건축 활성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