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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년 맞은 구로다 일본銀 총재…"경기 살리고 개혁 늦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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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I 2015.03.16 15:45:50

2013년 4월 대규모 QE 이후 경기 가파른 회복세
기업 실적,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
`찰떡궁합` 아베와 관계 삐걱…新목표 수립 필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가 오는 20일 취임 3주년을 맞는다. 구로다 총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경기 부양책(아베노믹스) 선봉장으로서 대규모 양적완화를 통해 일본 경기 회복세를 이끌었다. BOJ의 대규모 양적완화로 엔화가치는 가파르게 떨어졌고 이 덕분에 수출기업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또 시중에 풀린 유동성의 힘으로 주가는 고공행진을 펼쳤다.

다만 최근 경제구조 개혁 속도를 두고 아베 정부와 마찰이 거세지고 있는데다 당초 목표로 내세운 2년 내 물가 상승률 2% 달성도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구로다 총재의 머릿 속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3년새 살아난 경기…주가도 15년랴 최고

구로다 총재는 아베 총리 취임 넉달 후인 2013년 3월20일 BOJ 총재로 취임했다. 아베 총리는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전 총재가 아베노믹스의 골격인 대규모 양적완화에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자 그를 서둘러 끌어내리고 구로다 총재를 임명했다.

구로다 총재는 대규모 양적완화로 아베 총리의 기대에 부응했다. BOJ는 지난 2013년 4월 시중에 연간 60조~70조엔(560조~65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가 대규모 양적완화를 결정한 이유는 경기 부양에 나선 이유는 2% 물가 상승률 달성이라는 쌍방의 공통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둘은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기 위해 이같은 양적완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이다.

기대만큼 일본 경제는 회복세를 탔다. 그동안 일본 수출기업을 괴롭혔던 높은 엔화가치는 대규모 양적완화 이후 달러당 90엔대에서 120엔대까지 떨어졌다. 엔저로 수출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2014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일본 상장기업 경상이익은 지난해보다 3.8% 오른 22조2600억엔 육박할 전망이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 회계연도 이후 7년 만에 역대 최고 실적이다.

수출기업 실적 개선과 BOJ의 적극정인 유동성 공급으로 주가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닛케이225지수는 현재 1만9000선을 웃돌며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아베-구로다, 흔들리는 파트너

찰떡궁합을 자랑하던 두 사람 관계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달 21일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자발적으로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청해 “재정 신임이 흔들리면 장래 금리가 급등할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재정건전화 수단을 완화하지 말라”며 아베 총리에게 일침을 가했다. 아베 총리가 이에 반발했고 순간 분위기가 험악해졌다고 회의 참가자는 전했다. 니나미 다케시(新浪剛史) 자문회의 의사장은 두 사람을 중재하기에 나섰다.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진 건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BOJ는 소비세율 인상(5→8%)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을 우려해 깜짝 추가 양적완화에 나섰다.

당시 아베 총리는 올해 10월로 예정됐던 소비세 추가 인상(8→10%)을 연기할 지를 두고 고민했다. 이런 상황에서 평소 소비세율 인상을 지지해온 구로다 총재가 갑자기 양적완화에 나선 것은 아베 총리에게 압박이 됐을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설명했다.

그러나 구로다 총재의 예상과 달리 아베 총리는 소비세율 추가 인상 연기와 중의원 해산이라는 카드를 내걸었다. 침체된 가계소비를 살리고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결국 이 때문에 BOJ 정책 목표인 2년 내 물가 상승률 2% 달성에도 먹구름이 꼈다.

경제 성장에 중점을 둔 아베 총리와 인플레이션 달성을 목표로 하는 구로다 총재의 정책 목표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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