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만큼 올해는 역기저효과에 수요 둔화까지 겹치며 고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SUV와 제네시스 등의 판매 비중이 늘면서 매출이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도 8.7%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전무)은 “SUV 판매 비중 60.6%로 역대 최고치였고, 제네시스 비중은 5.6%로 수익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한 차량은 총 100만6767대(도매 판매 기준)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5%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출시 준비를 위한 아산공장 생산 라인의 일시적인 셧다운 영향으로 판매량이 일부 감소했으나 북미와 인도 등 주요 지역에서 견조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아산공장 셧다운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줄어든 15만9967대가 판매됐다. 다만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신형 및 상품성 개선 모델과 함께 유럽과 인도 등 주요 시장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보다 1.9% 늘어난 84만 6800대가 팔렸다.
특히 친환경차의 경우 전기차(EV)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15만3519대 판매에 그쳤다. 이중 EV는 4만5649대 판매에 불과했지만 하이브리드차는 라인업 확대를 통해 9만7734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당분간 하이브리드차가 수요를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올해 연간 판매 목표치도 전년보다 28% 증가한 48만대로 잡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중·대형차에서만 하이브리드 시스템만 갖고 있는데 소형까지 하이브리드를 적용하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며 “또한 올해 10월 또는 연말 가동될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공장 설비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업황 전망에 대해 글로벌 완성차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비용 상승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의 확대와 신흥국 위주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경영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진단했다. 다만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친환경차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신규 하이브리드차 모델도 보강할 계획이다. 또한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싼타페와 투싼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주 환원을 위한 정책도 지속적으로 펼친다. 올해 1분기 배당금을 주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 분기 배당(1,500원)보다 33.3% 증가한 수치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고려해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