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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사드 우려 없었다…외국인 직접투자 사상 최대

김상윤 기자I 2018.01.03 15:11:13

산업부, 2017년 FDI 동향 발표
4분기 깜짝 투자 늘어난 덕분
4차산업혁명·평창올림픽 기대
中투자 60% 국감..中정책 영향

김영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3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2017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북핵·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우리나라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7년 외국인 직접투자액(신고 기준)은 229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이며 3년 연속 200억 달러를 달성한 셈이다.

FDI는 1~3분기 전년 대비 9.7% 감소한 135억9000만 달러에 그쳐 200억 달러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4분기에 유럽연합(EU)과 중동, 아세안 지역 중심으로 투자가 늘면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인 93억6000만 달러를 달성한 것이 효과를 봤다.

4분기 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두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먼저 4차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인수합병(M&A)형 투자가 늘었다. 지난해 2억달러에 불과했던 M&A형 제조업투자가 26억6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실제 중국 제약사 Z사는 명역항암제 분야 강소 한국 벤처기업에 신규 투자를 늘리면서 기술 상용화 공동연구 강화에 나섰다. 여기에 미국 H사는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접목한 프린팅분야 진출을 위해 국내 S기업 인수 투자를 진행했다.

아울러 평창올림픽 기대감에 따라 중동지역에서 호텔 등 부동산 개발투자가 대폭 늘렸던 점도 FDI실적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

김영삼 무역투자실장은 “역대 최고 수준의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가 늘고, 부동산과 도소매 등 일부 서비스업 투자 증가한 것이 주요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연합(EU)의 한국 투자는 신고 기준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한 70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협상의 불확실성과 유럽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축소 등의 부정적인 요인에도 2년 연속 70억 달러를 달성한 점은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미국의 경우 신고 기준으로 전년 대비 21.5% 증가한 47억1000만달러를 기록 했다. 미국의 3차례 금리인상과, 법인세 인하 등 하방요인이 있었지만, 기술력이 있는 한국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통해 제3국에 진출하거나 한국기업을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하는 등 합작투자 증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직접투자(FDI) 건수 및 금액 추이. (단위: 건, 백만불)


일본도 신고 기준으로 전년 대비 47.9% 증가한 18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일본의 견조한 경제성장률과 인수합병(M&A) 확대 추세가 일본의 글로벌 해외직접투자 증가로 이어졌고 한국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중국의 경우 신고 기준으로 60.5% 감소한 8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사드 보복에 따라 투자가 주춤해졌다는 분석도 있지만, 중국 정부의 외환송금 규제 강화와 해외투자 분야를 제한하는 ‘해외직접투자 지도 지침’ 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사드 보복보다는 부동산개발, 한류 콘텐츠 개발 등이 제한업종으로 분류돼 심사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투자가 줄어든 게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투자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 증가와 신소재,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고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전년 대비 41.2% 증가한 7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신규법인을 설립하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그린필드형 투자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선도기술 투자 증대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인 157억 달러(4.5%↑)를 달성했다. M&A형 투자는 합작투자 증가로 전년보다 15.4% 많은 72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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