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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스크, 고위직에 특정 인물 공개 지지
머스크 CEO는 전날 엑스(X, 옛 트위터)에 트럼프 공동 인수위원장이자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루트닉 CEO가 헤지펀드 키스퀘어 CEO인 스콧 베센트 보다 더 나은 재무장관이 될 것이란 글을 올렸다. 러트닉 CEO와 베센트 CEO 모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재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다.머스크 CEO는 “베센트는 평소와 같은 선택이라면 루트닉은 실제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평소와 같은 선택이 미국을 파산으로 몰고 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머스크 CEO가 새 행정부에서 인사 및 정책 결정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트럼프 측근들은 이에 대해 상당히 혼란스러워 하며 심지어 두려움을 표한 이들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통상 차기 대통령의 내각 지명자들은 대통령 당선인이 인사 결정을 공개하기 전까지 다른 직책에 대한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 이에 머스크 CEO가 차기 재무장관으로 루크닉 CEO를 공개 지지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나 그의 참모진을 존중하지 않는 것처럼 읽힐 수 있다. 차기 재무장관을 둘러싼 교착 상태가 이어진다면 트럼프 당선인이 제3의 후보로 눈을 돌릴 수 있다고 WP는 관측했다.
◇ ‘관세맨’ 트럼프인데…아르헨 ‘관세 인하’ 칭찬
또한 머스크 CEO는 전날 엑스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관세 인하 결정을 “좋은 움직임”이라고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모든 수입품에 대한 최대 20% 보편 관세,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이상 관세 부과를 공언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 관세 공약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으나, 관세 인하를 긍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이와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사실상 개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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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 CEO를 ‘정부효율부’의 수장으로 발탁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가 연방 정부 전체의 재정 및 성과에 대한 감사를 수행하고 과감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넘어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엄청난 존재감과 공개적인 의견 제시 등 기존 정치 문법을 따르지 않는 머스크 CEO가 트럼프 인수위 관계자들의 신경을 거스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 1000억원 베팅 머스크, 트럼프 ‘절친’으로
머스크 CEO는 트럼프 당선인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초 설립한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인 ‘아메리카 팩’에 약 7500만 달러(약 1050억원)를 기부했으며, 선거 운동 막바지 유세 현장에 직접 참여해 지지 연설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머스크 CEO의 정치적, 경제적 수혜도 예상된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규제 완화를 교통부의 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을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 차량)는 테슬라가 사활을 건 사업으로, 가장 큰 걸림돌인 미 연방정부의 규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 그는 트럼프 당선인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머스크 CEO는 외국 정상들과의 통화나 정권 인수팀 회의에 참석하고, 트럼프 당선인의 마러라고 골프장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손주들과 함께 하기도 했다. 이에 외신들은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가 ‘비공식 공동 대통령’으로서 트럼프의 ‘퍼스트 버디’(대통령의 절친)이 됐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를 향한 일부 비난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여전히 그와 우호적인 관계임을 과시하고 있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과 머스크 CEO와 함께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대회에 깜짝 등장해 경기를 나란히 관람했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미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으로 머스크 CEO의 오랜 측근인 브렌던 카 현 공화당 소속 FCC 위원을 지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