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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신속항원검사 줄 섞이고, 거리두기 실종…선별진료소 ‘난리’

김미영 기자I 2022.02.03 15:39:46

3일 전국 선별진료소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용산진료소 가보니…사람들 섞여 ‘혼선’
“신속항원검사, 대기 줄 너무 길어…나도 PCR해달라”
신청 않으면 결과지 못받아…의료진도 ‘한숨’

[이데일리 김미영 이수빈 기자] “PCR(유전자증폭) 검사 하실 분은 이쪽이에요, 저 따라오세요!”

전국의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새로운 진단검사 체계가 도입된 3일 오전 9시. 서울 용산역 선별진료소는 문을 열기도 전에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PCR 검사 대상자와 신속항원검사 대상자가 뒤섞여 한 줄로 서 있던 탓에 의료진과 구청 직원 등이 이들을 안내하기 위해 거듭 소리를 치는 풍경이 벌어졌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사상 첫 2만명을 넘은 2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안내에 따라 PCR 검사 대상자와 신속항원검사 대상자가 줄을 나눠 서긴 했지만 첫날인 만큼 시민들도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군복을 입은 이모(23)씨는 신속항원검사 줄에 엉거주춤 서있다가 한 의료진에 “휴가에서 복귀할 때 부대에서 PCR 검사 받고 오라고 했다, 휴가증 보여주면 PCR 검사 해준다고 했는데 여기서 못하나”라고 물은 뒤 줄을 바꿔 섰다. 정모(31)씨는 “나는 일찍 와서 두 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왜 나중에 온 사람을 먼저 PCR 검사 해주느냐. 이럴 바엔 나도 PCR 검사 해달라”고 따지기도 했다.

혼란스러운 분위기에 안내는 다시 이어졌다.

“원칙적으로 말씀드립니다. PCR 검사는 밀접 접촉자만 하는 것이고 보건소에서 연락이 갔을 겁니다. 이분들은 저기 앞에서 QR 찍고 검진표 작성하셔야 합니다. 그 외에는 신속항원검사를 하셔야 합니다. 20분만 기다리시면 결과 나오고요, 음성 확인서 발급해드릴 겁니다!”

긴 대기줄에 마침내 신속항원검사를 마친 이들도 음성 확인서를 받기까지 다시 대기했다. 하지만 결과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추위를 피해 모여있을 수 있게 마련된 천막엔 사람들이 가득 차면서 거리두기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다 외려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검사 결과 ‘음성’ 통지를 받은 이들 일부는 검사 결과지를 받지 못해 항의하는 일도 벌여졌다. 진료소 관계자는 거듭 “주민등록번호를 반드시 적고 검사 결과 신청서를 체크했어야 결과지를 드릴 수 있다”고 했다. 이에 한 시민이 “지금 다시 체크하면 안되냐”고 하자 “그럼 검사도 다시 받으셔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렇게 몇시간 난리통을 겪은 진료소 관계자 사이에선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한 관계자는 “PCR 검사만 할 때보다 인력이 5명 더 늘어서 지금 19명이 일하고 있는데도 일이 너무 많다. PCR검사만 할 때가 나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신속항원검사 받은 분들이 결과를 받을 때까지 또 기다렸다 가야 하니까 대기장소도 너무 혼잡하다”며 “연휴 내내 출근해서 신속항원검사 바뀌는 걸 준비했지만 연휴라 제대로 장비 구비를 마치지 못했다, 대기장소를 더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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