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시인 추모문화제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25일 여는 추모문화제에서는 청수한동이, 남녁땅살풀이 등 제의의례를 시작으로 고인이 한평생 지향해온 삶의 궤적을 돌아볼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추진위에 따르면 고인의 49일째 되는 날 서울에서 추모제를 여는 것은 코로나로 인해 가족장으로 치른 고인을 ‘이대로 보내서는 안된다’는 선후배 지인들과 민주화운동을 한 옛 동지들의 아쉬움과 추모의 마음을 풀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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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마당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사회로 진행한다. 소설가 황석영과 철학자 김용옥의 ‘김지하와의 만남’, 문학평론가 염무웅의 ‘김지하의 시 세계’, 환경운동가 최열 등이 ‘생명운동’을 말하고, 마당굿탈춤 예인 채희완 등이 김지하의 문화운동을 되새겨 소개한다.
유신독재 치하에서 고문과 투옥 등 고초를 김 시인과 함께 겪었던 이부영 추모문화제 상임추진위원장은 “김지하 시인과 함께 한반도의 해방과 민주, 생명 평화를 꿈꿨던 분들은 부디 그의 명복을 빌어달라”며 “가슴의 응어리가 있다면 풀길 바란다”고 말했다.
194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1966년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1969년 ‘시인’지에 ‘황톳길’, ‘비’ 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1970년대 ‘오적’, ‘타는 목마름으로’ 등을 포함해 당시 독재 정권을 비판하는 저항시를 연이어 발표해 옥고를 겪었다. 1974년엔 민청학련 사건의 배후자로 지목돼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다.
1980년대 이후엔 생명 사상을 정립하는데 몰두했고 1986년에는 ‘애린’을 기점으로 한국의 전통 사상과 철학, 생명 사상을 아우른 시들을 발표했다. 분신정국으로 논란이 일었던 1991년 조선일보에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우라’란 칼럼을 기고해 진보 진영의 거센 비판을 받았으며 이후 그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렸다.
시인은 2018년 시집 ‘흰 그늘’과 산문집 ‘우주 생명학’을 끝으로 절필을 선언했으며 지난달 8일 81세를 일기로 자택에서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