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손학규 움직이면 나라에 큰일이...이번 '징크스'는?

박지혜 기자I 2021.11.29 15:04:4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네 번째 대권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택용 더불어민주당 전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손학규 전 대표는 아주 중요한 징크스가 있다. 손 전 대표가 중요한 기자회견을 할 때마다 나라에 큰일이 생겼다. 그래서 본인의 기자회견이나 주요 발표가 주목받지 못했다. 오늘도 그런 일이 생길지 같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손 전 대표의 네 번째 대권 도전에 대해 “한 개인이 헌법에 보장된 자기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며 “한때는 저평가 우량주였는데 결정적 시기에 번번이 운 때가 안 맞아… 그게 미련으로 남은 듯”이라고 해석했다.

이른바 ‘손학규 징크스’는 손 전 대표가 결단하는 날엔 나라에 큰일이 터지는 웃픈(웃기면서 슬픈) 상황을 말한다. 그가 정치적 결단을 할 때마다 다른 굵직한 사건이나 사고가 일어나, 상대적으로 그의 행보가 묻혔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를 조문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징크스는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됐다.

그가 100일 민심 대장정을 마친 날은 북한이 1차 핵실험을, 이듬해 한나라당을 탈당한 날에는 한미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됐다. 2011년 민간인 사찰 사건으로 그가 장외투쟁을 시작하자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일어났다.

또 2년 3개월 만의 전남 강진의 만덕산 칩거를 마친 지난 2016년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었고, 국민의당 입당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됐다.

손 전 대표는 2017년 2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생은 타이밍이다!’라고 적힌 게시물을 직접 남기기도 했다. 그러면서 “2월 17일 입당식에서도 어김없이 찾아온 징크스”라고 덧붙였다.

그가 2개월 보름 동안 미국 체류 일정을 끝내고 귀국한 2017년 12월 21일, 67명의 사상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가 발생했고, 바른미래당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최근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가수 박진영 구원파 전도 논란 등이 터졌다.

손 전 대표가 2018년 5월 24일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뒤에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공식 홈페이지에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욕설 음성 파일을 공개했고,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급기야 그날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기로 한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8일 손 전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 당시엔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이 있었고, 같은 해 2월 20일 그가 바른미래당 대표를 사퇴할 땐 코로나19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렇듯 징크스가 강하게 작용하다 보니 누리꾼 사이에선 이번 대선출마 기자회견에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을 연관짓기도 했다.

한편, 손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하우스카페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현 대선을 ‘누가 덜 나쁜 놈인가’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그는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그 주범”이라며 “양당제 국회를 다당제 국회로 바꾸고, 대통령제를 폐지해 의회 중심 연합정치라는 새로운 길을 열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손 전 대표는 17대, 18대 대선에서 각각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했고, 19대 대선 때도 국민의당 경선에서 안철수 대표에게 밀렸다.

그는 이날 출마 선언에 앞서 인사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사무실을 찾기도 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