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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조 성과급 어디쓰나…이천맨은 '동탄 집' 사고, 청주맨은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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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6.08.31 12: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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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분석 결과, '반도체 벨트' 거주자 카드소비 최대 4%↑
지역 ·품목별 효과 차별화…집·수입차 사면 내수 효과 '뚝'
내년 성과급 '5배' 급증… 성장률 최대 0.09%p↑ 전망
"자산시장 쏠림 막고 소부장 생태계 강화해야 경제 전반에 온기"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막대한 성과급이 소비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 추세대로라면 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 지급되는 10조원 규모의 성과급 중 1조 7000억원이 추가 소비에 쓰일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성과급이 주택 구입이나 수입차와 명품 등에 쓰일 경우 민간 소비 확대를 통한 내수 선순환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옥 전경. (사진=이데일리 DB)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옥 전경. (사진=이데일리 DB)
‘두툼한’ 보너스에 지갑 열렸다…성장률도 끌어올려

한국은행이 31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 반도체 수혜지역의 소비는 어떻게 될까’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인구 중 반도체 종사자의 거주 비중이 높은 ‘고노출 지역’인 이천·화성·청주의 월별 소비는 지난해 성과급 지급 이후 ‘비노출 지역’에 비해 최대 4% 높게 나타났다.

수혜지역의 소비 효과를 금액으로 계산하면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누적 소비 증가액은 약 1조 1000억원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의 패턴이 이어질 경우 올해말에는 약 1조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세금과 공과금을 떼고 실제로 손에 쥔 성과급 중 소비로 이어진 비율(소비파급률)은 2025년 27%, 2026년 21%로, 정부가 지급했던 재정 소비쿠폰(효과 추정범위 16.1~39.8%)과 비교해도 낮지 않은 수준이다. 사용 기한이나 사용처 제한이 없는 성과급의 특성을 감안할 때 양호한 소비 진작 효과를 보였다는 평가다.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반도체 성과급이 가져올 내수 성장 모멘텀은 내년에 더욱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 연구진은 반도체 성과급에 따른 소비 증가가 내년 연간 경제성장률을 최대 0.09%포인트까지 밀어 올릴 것으로 봤다. 내년에 지급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화 가능한 성과급 규모(세후 기준)를 21조 9000억원으로, 올해(4조 4000억원) 대비 약 5배가량 급증할 것으로 추정한 결과다.

이재호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추정 결과 수치가 작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이번 분석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두 개 기업의 성과급 지급에 따른 소비 파급효과만 봤다”며, 기업투자와 정부 정책 효과 등이 더해지면 전반적인 소비 증대 효과는 더 클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성시 동탄구 일대 아파트. (사진= 연합뉴스)
화성시 동탄구 일대 아파트. (사진= 연합뉴스)
이천 vs 청주 성과급 효과 대조…고가소비도 효과 제약

지역과 소비 품목에 따라 반도체 성과급이 내수에 기여하는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성과급이 부동산 구입에 많이 쓰인 지역일수록, 고가재 위주로 소비가 이뤄졌을 수록 내수 활성화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동일하게 SK하이닉스 성과급 충격을 받은 지역임에도 이천시와 청주시(흥덕구)의 소비 반응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이천시는 반도체 노출도가 6.8%로 가장 높은 지역이지만 전체 소비 증가 반응은 상대적으로 완만했던 반면, 청주시 흥덕구는 소비 반응이 이천의 두배가량 크게 나타났다.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이같은 차이는 이천시 거주자들이 인근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매입을 확대한 흐름과 연관시켜 해석해 볼 수 있다는 것이 한은 연구진의 판단이다. 이 차장은 “이천은 수도권 인접 지역이다 보니 화성 동탄, 용인, 수원 등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 지역의 주택 매입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며 “동탄 지역 주택 매입 건수는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천시의 경우 성과급 지급 이후 가구·가전, 주방용품, 부동산 중개 서비스 등 주택 취득 연관 품목의 소비가 가장 큰 폭으로 늘기도 했다.

반면, 비수도권에 위치한 청주시 거주자들은 타 지역 부동산 매입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성과급을 실물 소비로 더 많이 지출했다. 추가 소득이 수도권 부동산 등 자산 시장으로 과도하게 흘러들어가는 정도가 낮을수록 실물경제와 내수 활성화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한층 더 커진다는 것이다.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성과급 지급 초기에 관찰되고 있는 테슬라 등 수입차와 백화점 명품 등 고가 소비에 편중된 소비 경향 역시 내수 진작 효과를 약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수입 부품이나 수입 완제품 의존도가 높은 고가 품목은 소비자가 돈을 쓰더라도 국외로 새어나가는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은의 산업연관표를 토대로 한 분석에 따르면 수입차(자동차)에 100원을 쓰면 그중 43원은 부품 수입 등으로 국외로 유출(수입유발액)되고, 국내 근로자의 소득(임금)으로 되돌아오는 근로소득유발액은 17원에 불과하다. 고가 명품이나 수입 가전 등 고가재량재 역시 100원 중 47원이 수입유발액으로 해외로 빠져나가며, 국내 근로소득으로 유입되는 몫은 23원에 그친다.

한은 측은 “반도체 성과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늘어난 소득이 자산시장보다 소비와 실물경제로 원활히 환류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소비가 서비스 등 부가가치 및 고용 유발효과가 높은 부문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취약부문에 대한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근본적으로는 “반도체 부문의 성과가 여타 산업의 고용·생산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소재·부품· 장비를 아우르는 국내 산업생태계를 강화해 산업 간 연계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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