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한국과 중국의 위안화결제규모가 3100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 만의 위안화 즉시 총액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한국의 역외 위안화 시장의 심도있는 발전방안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황덕 중국은행 한국대표는 2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데일리가 주최한 ‘위안화 직거래 시대 대응방안, 기회와 도전’ 국제 컨퍼런스에서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한국의 위안화 결제 규모는 75억 달러로 세계 17위를 기록했지만 현재 한국의 위안화 결제 시장은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해 올해 상반기 위안화 결제 규모만 5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위안화 거래로만 세계 9위 규모다. 황 대표는 “1년새 거래규모가 무려 563%나 폭증하는 등 위안화 청산결제부문에서 한국이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국의 위안화 결제규모는 지난 6월말 기준 1조3100억 위안으로 세계 10위를 나타내 전년 동기대비 336.7%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총 2580억 위안의 RQFII(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 한도 중 800억 위안의 투자한도를 부여받았는데 이는 홍콩의 2700억 위안의 한도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다. 또한 중국은 2조7000억 위안 중 3600억 위안의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한국과 체결했다.
황 대표는 “전세계 역외 위안화 시장들이 발전해 나아가고 있는 초기 시점에서 한국의 발전속도는 싱가포르, 런던, 룩셈부르크 등에 비해서 다소 뒤쳐진 감이 없지 않아 있으나 한중 양국 정부와 금융계 인사들의 공동 노력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중국은행 서울지점의 위안화 결제규모 역시 6월말 현재 5251억 위안으로 전년도에 비해 348.3%나 급증했다. 한국 내 시장점유율로 따지면 40%에 해당한다.
황 대표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중국은행 서울지점의 위안화 예금 규모는 540억 위안으로, 전체 한국 시장의 60%를 차지한다”며 “중국은행 서울지점은 중국은행 상해 위안화 결제 센터인 상해 본점과 홍콩법인에 각각 1일 최대 5억 위안과 1억 위안의 당좌대월 계약을 맺어 중국은행 본점에게서 위안화 유동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한국 위안화 결제 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3단계로 제시했다. 우선 1단계는 단기적으로 기존의 결제시스템을 활용해 향후 한국 내 위안화결제업무에 대한 요구를 충족한 뒤 2단계로 중기적 관점에서 한국 위안화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개발·발전에 따라 관련 위안화 결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3단계는 장기적 관점에서 발전 상황에 따라 홍콩의 RTGS와 같은 한국만의 위안화 즉시 총액결제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안화 시장의 기본적 인프라가 구축되면 다양한 위안화 금융상품 개발이 가능해지고 위안화 시장에 참여하는 참여자들도 늘어날 것”이라며 “원화와 위안화의 직접거래 체제를 신속히 구축하고 위안화 금리·환율·선물 등의 금융상품 개발과 함께 상하이, 광둥, 텐진, 쑤저우 등 특별지구와의 협력 강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