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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리서치 딥시크③]250억 투자 장부가 26억…파마리서치 정래승, M&A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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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미 기자I 2026.09.02 09: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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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08월28일 09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파마리서치(214450)가 가파른 실적 성장을 발판으로 인수합병(M&A)과 해외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과거 일부 인수·투자 자산에서 손실이 누적되고 있어 투자 전략을 총괄하는 정래승 파마리서치 사내이사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정래승 파마리서치 사내이사 (사진=픽셀리티 홈페이지 캡쳐)
정래승 파마리서치 사내이사 (사진=픽셀리티 홈페이지 캡쳐)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마리서치가 2021년 경영권을 인수한 의료기기업체 메디코슨은 올해 상반기 말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자산은 약 55억원인 반면 부채는 약 58억원으로 자본총계가 -2억8800만원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약 2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파마리서치는 2021년 메디코슨 지분 인수에 약 100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파마리서치 별도재무제표상 메디코슨 투자주식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7억원에서 올해 6월 말 0원이 됐다. 상반기 메디코슨의 실적 부진으로 지분법 손실 7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장부가액이 0원이라는 것이 메디코슨의 기업가치 자체가 사라졌거나 투자금 전액을 잃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인수 이후 누적된 손실로 모회사의 별도재무제표상 투자자산 장부가치가 소진됐다는 점에서 그간 투자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볼 수 있다.

파마리서치는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 4월 13일 이사회를 열어 메디코슨에 대한 자금 대여를 승인했다. 실제 상반기 메디코슨에 빌려준 금액은 30억원으로, 2021년 지분 인수에 투입한 금액의 30%에 해당한다. 사업 정상화를 위한 추가 지원 성격이지만 향후 실적 회복과 대여금 회수 여부는 지켜볼 대목이다.



250억 투자한 4개사 장부가액 26억…상반기 적자만 56억

메디코슨 외 일부 신사업 투자에서도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메디코슨과 플루토, 튜링바이오, 파마리서치 SG(Pharmaresearch SG) 등 4개사에 대한 최초 취득금액은 총 251억원이다. 이들 회사의 투자주식 장부가액 합계는 올해 상반기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약 26억원으로 최초 취득금액의 10.5% 수준까지 낮아졌다.

실적 역시 부진하다. 이들 4개사는 올해 상반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순손실 규모는 △메디코슨 22억원 △플루토 13억원 △튜링바이오 10억원 △파마리서치 SG 11억원 등 총 56억원이다.

M&A 과정에서 인식한 영업권 손상도 이어지고 있다. 연결 기준 영업권 누적 손상차손은 지난해 말 약 2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5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권 취득원가 대비 누적 손상률은 약 22.8%다. 특히 싱가포르 의료서비스업체 알파 오메가 메디칼(Alpha Omega Medical)과 관련해 지난해 말 남아 있던 약 8억원의 영업권이 올 상반기 전액 손상됐다.

물론 파마리서치의 모든 자회사 투자가 부진한 것은 아니다. 보툴리눔 톡신 사업을 영위하는 파마리서치바이오와 판매법인 파마리서치메디케어 등 실적을 내는 계열사도 있다. 투자주식 장부가액이 낮아졌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투자가 최종적으로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일부 과거 투자에서 적자와 자산가치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파마리서치가 다시 M&A를 핵심 성장전략으로 내세웠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회사는 올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국내외 의료기기·화장품 생산·유통 분야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검토·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사업관리를 담당하는 100% 자회사 파마리서치 프론티어(PharmaResearch Frontier)를 설립하고 247억원을 출자했다. 같은달 미국 화장품 제조업체 CG USA 인수 계약도 체결했다. CG USA의 구체적인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 관련 규정, 이사회서 전원 반대로 부결…“금융자산 운용 관련”



파마리서치 이사회가 올해 초 자금운용 관련 내부 규정에 한 차례 제동을 건 점도 눈길을 끈다.

파마리서치 이사회는 지난 2월 4일 상정된 ‘투자업무 및 리스크 관리 규정 승인의 건’과 ‘자산 배분 및 투자 한도 승인의 건’을 출석이사 전원 반대로 부결했다. 부결 사유는 “자금운용 목적, 위험자산 운용 기준 및 의사결정 체계 등에 대해 추가적인 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다만 회사 측은 해당 안건이 M&A나 자회사 투자 심사체계와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 설명대로 해당 안건이 여유자금 운용을 통한 초과수익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M&A 심사 체계와 직접 연결 짓기는 어렵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회사의 자금운용을 보다 체계적으로 하기 위한 내부 규정과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상정한 안건”이라며 “당시 자금운용을 통해 초과수익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현재는 시장 변동성 등을 고려해 해당 안건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운용 목적과 의사결정 체계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당시 안건이 부결됐다”며 “투자 한도와 위험자산의 구체적인 범위는 자금운용 및 리스크 관리에 관한 내부 기준인 만큼 세부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파마리서치가 앞으로 입증해야 할 핵심은 본업과 연계한 M&A에서의 성과다. 상반기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만 2203억원에 달하는 만큼 추가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 본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을 어떤 사업에, 어느 가격으로 배분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바꿔내느냐가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투자심사역 출신 오너 2세’ 정래승, M&A 성과 시험대



이 과정에서 투자전략 수립과 심사를 총괄하는 정래승 사내이사의 역할도 부각되고 있다. 정 이사는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정상수 이사회 의장의 아들이다. 파마리서치가 보유 현금을 활용한 외부 성장에 속도를 내면서 사실상 오너 2세가 투자 전략의 전면에 나선 모습이다.

정 이사는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졸업한 뒤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심사역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현재 파마리서치에서 투자전략 수립과 심사를 총괄하는 동시에 게임 회사인 픽셀리티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오너 2세라는 배경에 투자업계 경력까지 갖춘 만큼 향후 M&A 성과는 정 이사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파마리서치가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예고한 만큼 앞으로는 단순히 좋은 투자 대상을 찾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적정 인수가격 산정과 인수 후 통합(PMI), 실적 개선까지 전 과정에서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기업을 비싸게 인수하거나 인수 이후 시너지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M&A가 오히려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어서다.

일부 기존 투자에서 지분법 손실과 영업권 손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정 이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파마리서치의 M&A 관련 성과는 오너 2세인 정 이사의 경영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투자자산의 가치 하락이 누적되고 있어 부담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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