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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며 사퇴 의사를 전했다.
김 대변인은 “어제 여러분들 앞에서 해명을 하면서도 착잡했다. 여러분의 눈동자에 비치는 의아함과 석연찮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며 “‘아니 다 좋은데, 기자생활을 30년 가까이 한 사람이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몰랐던 거야?’ 그런 의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 ‘네, 몰랐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며 “이 또한 다 제 탓이다.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이다.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그간의 소회도 전했다. 김 대변인은 “돌이켜보면 저 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것”이라며 “기자들의 질문에 얼굴을 붉히고 쏘아붙이기 일쑤였으니 말이다. 걸핏하면 설전이 벌어졌다고 묘사하는 기사도 있었다. 불친절을 넘어서 강퍅하기 그지없는 대변인이었다”고 되돌아봤다.
김 대변인은 이어 “춘추관에 나와 있는 여러분이 싫어서는 결코 아니다. 여러분 뒤에 있는 보도 책임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보수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논리에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은 언론사라도 잘못된 주장에 휩쓸리지 말라고 외치고 싶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하려고 했던 건 ‘언론과의 건강한 긴장관계’였다. 하지만 번번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날선 말들이 튀어나왔다”며 “다 제 미숙함 때문이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 출입기자들에 대한 당부의 말도 전했다. 김 대변인은 “생각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내 정치적인 문제는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에 타협하고 절충하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한반도 문제는 다르다. 민족의 명운이 걸려있고, 우리가 사는 터전의 평화 번영과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사실 하노이 회담 이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자칫 어그러질 경우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겁이 난다”며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한번만 의문을 달아주시기 바란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한번만 더 생각하고 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 대변인은 지난 28일 공개된 공직자 재산 변동내역을 통해 지난해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 지역에서 25억 상당의 건물을 10억원의 빚을 지고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며,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펴온 문재인 정부의 대변인이 정작 시세 차익을 기대한 ‘투기’에 나섰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대변인은 이같은 의혹 제기 직후 김 대변인의 “퇴직 이후 관사를 나가면 살 집”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이 악화되고 여권에서도 우려를 전달하며 이날 전격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