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3-1로 꺾었다. 이틀 전 0-5 패배를 설욕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많은 선수들이 금메달보다 진짜로 원했던 병역혜택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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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버팀목은 선발 곽빈(두산)이었다. 대만전 6이닝 무실점에 이어 일본과 결승에서도 111구를 던지며 6⅓이닝 1실점으로 버텼다. 두 경기 합계 12⅓이닝 1실점. 그의 호투가 없었다면 금메달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곽빈처럼 국제무대에서 믿고 맡길 선발투수층을 두껍게 만드는 일은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선의 과제는 더 뚜렷했다. 압도적인 강속구가 아니어도 제구와 변화구를 갖춘 낯선 투수에게 고전했다. 국내 리그에서 쌓은 성적이 국제대회에서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상대 공의 속도와 움직임에 맞춰 타이밍을 조절하고, 필요한 순간 한 점을 만드는 능력이 뚜렷하게 부족했다.
상대에 대한 인식부터 바로잡을 필요도 있다. 일본 사회인야구는 동호인 야구가 아니다. 기업팀에서 전문적으로 훈련하는 엘리트 선수들이 뛰는 무대다. 히구치 역시올해 일본프로야구 드래프트 상위 픽 후보로 주목받는다. 대만도 프로·실업 혼합팀이었다. ‘프로가 사회인에게 고전했다’는 비난에 머물면 정작 상대가 무엇을 잘했는지 놓치게 된다.
한국이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렸다는 점도 분명 고려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KBO리그 선수들이 생소한 투수를 만났을 때 반복해서 겪는 어려움은 별도로 살펴야 한다. 선수 개인의 긴장이나 단기전의 변수만으로 설명하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우선 전력분석이 실제 타석에서 얼마나 활용됐는지 돌아봐야 한다. 영상과 자료를 확보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어떤 공을 기다리고, 상황별로 어떻게 대응할지 보다 세밀하고 구체적인 계획으로 연결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데이터 분석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첫 경기에서 실패한 접근법을 다음 경기에서 얼마나 빨리 수정하는지도 중요하다.
이는 대표팀만의 숙제가 아니다. 선수 육성 단계부터 다양한 투구 유형에 대응하는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 장타 생산 능력과 함께 공을 골라내는 판단력, 변화구 대처, 상황에 맞는 타격을 길러야 한다. 구단과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드러난 약점을 공유하고 훈련에 반영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투수 육성 역시 몇몇 에이스에 기대서는 부족하다. 선발과 불펜에서 여러 선택지를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대회 일정과 상대에 따라 운용할 수 있다. 우승 주역들을 칭찬하는 것과, 다음 대회에서도 같은 선수들의 투혼에 의존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다.
프로야구의 인기와 선수들의 몸값은 국제 경쟁력을 보장하지 않는다. 금메달을 땄다는 이유로 숙제를 미룬다면 같은 어려움이 되풀이될 수 있다. 이번 5연패는 성과를 확인하는 동시에, 한국 야구가 국내 무대에 통할 선수를 어떻게 키울지 자문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결승전 결승타 주인공 김도영(KIA)도 만족하지 못했다. 올 시즌 홈런 40개로 KBO리그 선두를 달리는 이번 대회에서 홈런 없이 타율 0.250에 그친 그는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정말 기분은 좋지만 찝찝한 것 같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은 대회였다”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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