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다가오는 글로벌 무역 전쟁이 유럽 경제 성장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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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성장에 뚜렷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경우 경제 활동이 예상보다 크게 위축되며, 이는 물가 상승률을 목표치 이하로 끌어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ECB 정책위원회에서 가장 오래 활동한 인물 중 한 명인 스투르나라스 총재는 현재 유로존의 성장 전망이 이미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ECB의 중기 목표치인 2%에 겨우 도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CB의 다음 금리 결정은 4월 17일로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대부분의 EU산 수입품에 대해 2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EU 제품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작년 기준 EU 전체 수출의 약 21%를 차지한다. 관세는 미국 내 수요를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동시에 중국에 대한 더 높은 관세가 중국산 제품의 유럽 시장 유입을 가속시켜 유럽의 인플레이션을 더욱 낮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CB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 관세 발표 이전까지만 해도 금리 인하를 잠정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다소 매파적 기조를 보이고 있었다.
ECB는 작년 중반 이후 여섯 차례 금리를 인하해 지난달 기준금리를 2.5%까지 낮췄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3월 “무역 전쟁이 유발할 수 있는 EU의 보복 조치와 유로화 약세 등을 감안할 때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최대 0.5%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투르나라스 총재는 이 같은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며 “관세는 유로존에 있어 확실히 디플레이션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예상보다 훨씬 더 악화했으며, 전례 없는 수준의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ECB가 이달 중 다시 한 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JP모건은 기존 ECB의 4월 금리 동결을 예상했으나 최근 전망을 수정해 이달 0.25%포인트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6월과 9월에도 각각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또한 “4월 금리 인하는 이제 매우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스투르나라스 총재는 기준금리를 50bp(0.5%포인트) 인하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냐는 질문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그는 “관세의 영향을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유로존 성장률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0.5~1%포인트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ECB는 3월에 유로존의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단 0.9%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