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에 따르면 전투기 조종사들은 사격 전날이던 지난 5일 폭탄 투하 좌표를 비행임무계획장비 컴퓨터에 잘못 입력하는 과정에서 좌표의 고도도 임의로 수정했다.
좌표가 컴퓨터에 입력되면 컴퓨터는 좌표 지점의 고도를 자동으로 산출한다. 원래 사격했어야 하는 지점인 승진훈련장 고도는 2000 피트(609m)인데, 잘못 입력한 좌표의 고도는 500여 피트(152m)로 산출됐다.
계획 고도와 실제 산출 고도가 다를 경우 좌표를 다시 확인해야 하지만, 조종사는 별다른 의심없이 훈련 계획서에 적힌 대로 고도를 2000 피트로 수정 입력했다. 이에 따라 훈련장 밖 민간에 폭탄 8발을 투하해 민간인과 군인 다수가 다쳤다.
하지만 만약 고도를 수정하지 않았더라면 폭탄은 5층짜리 군인아파트 4개 동이 들어선 곳에 탄착될 수 있었다. 이는 사선 방향으로 낙하하는 폭탄 특성상 고도가 낮을수록 탄착 지점은 멀어지는 이치에 따른 것이다. 실제 폭탄이 떨어진 곳은 오입력된 좌표에서도 약 2km 벗어난 지점이었다.
조종사가 약 1500피트의 차이를 별다른 의심 없이 수정하면서 좌표를 재확인하지 않은 대목의 과실 여부는 수사에서 밝혀질 전망이다.
공군은 이런 내용을 지난 10일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의 중간 조사 결과 발표 당시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전투기가 왜 오폭을 하게 됐는지 그 원인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표적 좌표의 고도를 작전사령부 훈련계획서대로 입력하는 것은 통상적인 절차이며, 핵심적인 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이해시켜드리는 데에 더 혼란을 드릴 것이라고 판단해서 이번 중간 사고조사 결과 발표 때는 포함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방부 조사본부는 조종사의 표적 좌표 오입력이 사고의 직접적 요인으로 확인됐다며 조종사 2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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