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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니메이션은 일본 제작사인 마호필름이 만들고 카도카와가 배급을 담당한다. 웹소설·웹툰 지식재산(IP)에 강점을 지닌 한국과 자체 애니메이션 제작 능력이 강한 일본의 대표적인 IT콘텐츠 협력 사례다.
1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일본 콘텐츠 산업동향’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만화 콘텐츠의 수출국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곳은 일본(27.8%)이었다. 이어 중화권(18.8%), 동남아(18.5%), 유럽(18.2%) 순이었는데, 1위인 일본과의 격차가 크다. 특히 최근 국내 웹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본에서도 이를 활용한 2차 콘텐츠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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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건 국내 웹툰 IP와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간 협업이다. 네이버웹툰 ‘신의 탑’, ‘갓 오브 하이스쿨’, ‘노블레스’, ‘고수’ 등이 대표적이다. 각각 일본에서 내로라 할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협업했다.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도 ‘나 혼자만 레벨업’을 현지 제작사 A-1 픽쳐스와 협업해 연내 애니메이션화 할 예정이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출판만화 역사가 깊은 일본은 이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웹툰을 키운 한국은 반대로 애니메이션 제작 기반은 아직 약하다”며 “이에 최근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의 웹툰 IP를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만드는 식의 협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웹툰 기반 드라마 제작도 활발하다. 네이버웹툰과 스노우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 플레이리스트는 연내 일본 OTT ‘홀루’의 오리지널 드라마 ‘플레이, 플리’를 제작하기로 했다. ‘플레이, 플리’는 네이버웹툰의 인기 로맨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일본 OTT인 ‘홀루’가 한국 제작사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도 일본 현지에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게임도 일본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닌 분야인데, 최근엔 국내 게임이 역으로 현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넥슨게임즈의 서브컬쳐(애니메이션풍 미소녀 게임) 게임 ‘블루아카이브’는 올해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하며 ‘서브컬쳐 역진출’에 성공한 사례다. 넥슨게임즈는 ‘블루아카이브’의 흥행에 힘입어 일본에서 TV애니메이션 제작도 추진 중이다. 아직 공식 제작사를 발표하진 않았지만, 현재로선 일본내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협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국내 게임사 시프트업도 지난해 11월 출시한 ‘니케:승리의 여신’으로 일본 게임시장에 두각을 나태고 있다. 이 게임은 지난해 일본 유명 게임잡지 페미통이 선정한 ‘페미통 어워드 2022’에서 한국 게임 중 유일하게 ‘베스트 앱’ 분야에 선정되기도 했다.
콘텐츠 업계에선 최근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민간차원의 문화교류가 활발해진 만큼 이 같은 협업이 더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숭실대 교수)은 “그간 정체됐던 한일간 게임산업 교류가 더 확대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 부는 크로스플랫폼 생태 확산, 서브컬쳐게임 열기 등을 보더라도 우리보다 한 수 위인 일본 콘솔게임 및 서브컬쳐 문화에서 좋은 벤치마킹과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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